지난 5일 고려아연 울산2공장에서 작업중 사망한 근로자는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원청업체가 기본적인 안전장비 착용조차 관리 감독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에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사망한 김모 씨(56)는 추락 방지용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사고 당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난간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난간이 작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해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아연말(분말 상태의 아연)을 투입하는 설비의 높이 15미터 난간에서 작업을 하던 김씨는 아무런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추락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근로자 사망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11월, 2013년 2월, 2013년 4월에도 근로자가 작업중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난간 미설치 등 기본적인 안전 의식 부재 탓이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려아연에서는 화재와 폭발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달 30일 고려아연 1공장에서 화재가 나 1시간만에 진화됐고, 7월에는 스팀배관 폭발 사고, 3월에는 공장 폐기물 야적장에서 불이 났다.
지난해 2월에는 고려아연이 스팀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땅을 파다 철제 자이렌 혼합물 이송 배관을 파손해 유해화학물질인 자이렌 3만ℓ가 누출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업체가 불산과 황산 등 유독물질을 취급하는 업체라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규모에 걸맞지 않은 후진적인 안전 의식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10년간 규모가 2배나 커져 설비 증축과 보수공사를 위한 인력이 대폭 늘었으나 안전 관리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안전 분야 한 전문가는 “고려아연은 매출이 수조원에 달하지만 안전 의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는 안전불감증도 따지고 보면 원하청 업체의 부실한 관리 감독에 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측은 "사고 당시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난간이 설치되어 있었으나 작업자가 표준 작업 매뉴얼을 따르지 않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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