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를 적출할 목적으로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유인하거나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장기밀매를 시도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9일 장기매매를 알선한 혐의(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장기밀매조직 총책 노모 씨(43)와 김모 씨(42) 등 12명을 구속하고 장기매매 대상자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알선책 김모 씨(28)는 지난 8월 미성년자인 동네 후배 최모 군(18) 등에게 주변에 없어져도 실종신고를 하지 못할 대상자를 찾아보라고 했다. 가출해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A 군(18) 형제와 B 군(18)이 이들에게 포착됐다. A군 형제는 5살때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고 양부모와 함께 살다가 가출한 상태였다. B군도 중학교 1학년때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됐다.
김씨 등으로부터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며 장기밀매를 권유받은 A군 등은 무섭다고 거부하자 김씨 등은 이들에게 한 달 가량 숙소까지 제공하며 장기적출을 목적으로 인신매매를 할 계획까지 세웠다. A군 등은 갈 곳이 없어 현재 해운대보건소 정신건강증진센터의 도움을 받아 임시 거처에서 보호받고 있다.
총책 노씨 등은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스티커 수천 여장을 서울과 부산 등 전국의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도시철도역 화장실에 붙였다. 이 스티커를 보고 전화를 한 사람들은 주로 급전이 필요한 신용불량자들이었다.
생활비가 없어 돈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장기밀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고 이 중 22명이 건강검진까지 받고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찰이 압수한 장기밀매조직원들의 휴대전화에 기록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내용을 보면 간은 2억, 콩팥은 1억 5000만원에 거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병원에서는 장기제공자와 수혜자가 장기기증형식으로 서류를 제출하기 때문에 장기밀매 사실을 알 수 없다”며 “브로커들이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장기를 제공한 사람들은 수천만원 정도 받아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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