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명예회장의 장남이 사는 한 아파트 앞에서 농민들이 매일 아침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신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년 세월 피눈물 대림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인천에서 상복을 입은 농민들이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집 앞으로 몰려왔습니다.
문제는 2006년 대림산업과 주식회사 디케이건설이 인천 부평구 삼산동에 아파트를 짓겠다며 땅을 사들이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신혜진 / 기자
- "하지만, 농민들에게 계약금을 지급한 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도금과 잔금을 단 한 푼도 주지 않자 책임을 물으러 온 겁니다."
▶ 인터뷰 : 장태현 / 농민
- "대림산업 직원들이 이렇게 얘기했었어요. 우리는 대림산업이다, 우리를 못 믿으면 대한민국의 어떤 건설사도 믿을 수 없으니까."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땅을 모두 맡긴 장 씨는 나머지 돈을 곧 받을 줄 알고, 대출을 받아 다른 농지를 샀다가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산 아래 비닐하우스를 개조해 사는 최 모 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돈줄이 막히면서 집도 상가도 모두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10년간 낸 대출 이자만 26억 원.
▶ 인터뷰 : 최 모 씨 / 농민
- "내가 이제 죽어야 하나, 이제 갈 데가 없으니까. 이게 가정이라고 할 수가 없죠."
간신히 마련한 이 공간도 오는 23일을 기한으로 강제철거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사실상 시행과 시공을 함께 맡은 대림산업이 중도금과 잔금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아 농민들의 절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신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