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칭화유니그룹을 찾아라.”
중국 반도체 굴기를 주도하고 있는 칭화유니그룹 같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국내 대학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명문 칭화대가 과학기술 사업화를 위해 창업한 산학 연계 기업으로 최근에는 미국 기업 샌디스크를 인수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기원(KAIST), 광주과기원(GIST), 대구경북과기원(DGIST), 울산과기원(UNIST) 등 4개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은 지난 2014년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자본금 270억원을 바탕으로 미래과학기술지주를 만들었다. 미래과학기술지주는 각 과기원들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체와 협력해 창업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신기술을 평가해 사업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직접 투자를 하고 금융지원과 해외진출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달 30일 울산시와 미래과학기술지주가 울산과기원에서 마련한 신기술 창업 설명회에는 당초 예상보다 4~5배 많은 150여개 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단순 제조업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상당수 기업들이 신기술이 사업화 가능성 있다면 적극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박 블록 업체인 세진중공업과 국내 수소가스 생산 1위 업체인 덕양은 이미 울산과기원의 신소재 연구 사업화에 각각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정무영 울산과기원 총장은 “연구 성과의 사업화에 연구 특성화대학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단순 기술 지원을 넘어 연구자가 사업화에 직접 참여하고 해외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의 창업 지원은 부산, 대구,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등 부산지역 16개 대학이 출자한 ‘부산 대학연합 기술지주’가 오는 2일 출범한다. 기존 대학 연합 기술지주에 참여하는 대학이 6~7곳에 불과한 반면 부산은 참여 대학도 많은 데다 자본금도 130억원에 달해 규모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법인 설립을 마친 부산 기술지주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우수기술을 직접 사업화할 수 있는 기술창업을 지원하게 된다. 지난 10월 동의대가 기술 지원을 해 제1호 자회사 비엔비머티리얼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추가로
김윤일 부산시 신성장산업국장은 “대학의 연구개발로 만들어진 유망기술과 지역 기업과의 체계적인 사업화 시스템을 통해 부산 대학 기술지주가 부산형 기술창업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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