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이 29일 금호산업을 인수하며 그룹 재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금호그룹 마지막 매물 금호타이어 매각 이슈가 걸려있다. 금호그룹은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쪼개진 그룹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금호타이어는 2009년 금호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올초 워크아웃 딱지를 뗐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지분 42.1%를 들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최대주주다.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은 채권단 보유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금호산업처럼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박 회장은 “금호산업 되찾기 작업이 일단락 된만큼 다음에는 금호타이어를 찾아오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자는 최종 인수 후보가 제시하는 가격을 본 뒤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제는 실탄이다. 채권단은 매각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1조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자금(7228억원)을 마련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금호산업 인수자금 중 외부에서 빌린 돈이 5700억원에 달한다는 점도 재무적으로 큰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계열사 실적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조달자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 상환이 부담이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제 박 회장은 금호산업은 물론 저가항공사(LCC) 추격에 수세에 몰린 아시아나항공, 공장 파업으로 실적 부진 위기를 맞은 금호타이어 등 주력 계열사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 금호그룹은 계열사들을 금호기업에 합병시키는 구조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계열사들이 강도높은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봤다. 한 대형 컨설팅사 관계자는 “박 회장이 새로 구성되는 주주들은 물론 계열사 노사 등 위축된 조직을 추슬러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도 이같은 부담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다. 그룹 안착 여부는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달려있다고 보고 구조조정 방안을 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30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이 나온다.
한편 28일 국토교통부 사업 면허를 따낸 아시아나항공 저가항공 자
적자노선을 떼어주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연간 63억원 가량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환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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