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치로 가짜 금목걸이 만드는데 10분’.
도박에 빠져 항상 사채 빚을 안고 사는 마모(40세)씨는 3년전부터 가끔 대구에 내려가 잡화점 등에서 가짜 금목걸이를 1만원에 사왔다. 부산과 경남 등의 금은방에서는 진품 ‘18k’ 금목걸이 고리를 구입했다.
다음으로 마씨는 진품 금목걸이 고리와 가짜 금목걸이를 연결했다. 진품 고리까지 합쳐 원가 6만원짜리 가짜 금목걸이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일정한 거처가 없었던 마씨가 가짜 목걸이를 만드는 데 이용한 장소는 PC방.
물건이 만들어지면 곧바로 전당포를 찾았다. 전당포에는 귀금속 감별기가 없는 데다 저당기간이 6개월이어서 주인이 가짜임을 알아채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마씨의 솜씨가 좋아 대부분 70대 고령인 전당포 주인들은 6개월 뒤 금은방에서 저당 잡힌 물건을 처분할 때까지 가짜임을 몰랐다. 경기도 파주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하모(72)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0일께 마씨가 찾아와 ‘18k’라고 찍힌 금목걸이의 연결고리를 보여주며 “곧 이사를 오는데 10돈짜리 금목걸이를 맡길 테니 110만원을 빌려달라”고 해 하씨는 100만원을 선뜻 내줬다.
6만원짜리 가짜 금목걸이를 저당 잡고 17배의 돈을 빌려준
하씨처럼 마씨에게 당한 전당포 주인은 모두 120명에 달했다. 경찰조사에서 마씨는 2013년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3년간 같은 수법으로 전국 120개 전당포 주인에게 모두 3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마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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