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법정에서 자신의 판단 능력과 관련해 “50대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고 직접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 심리로 열린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문기일에 당초 예상을 깨고 출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서 법원에 들어온 그는 한 시간가량 재판부의 질문에 답한 뒤 오후 4시 55분께 법정을 나갔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 대리인인 김수창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본인의 판단능력에 대해 법정에서 길게 말했다”며 “신체감정도 공식적인 병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다 받은 다음에 그 상태에서 정확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 관계자가 신 총괄회장을 방문해 검증하는) 출장검증 절차도 추진했는데 본인이 직접 나와서 진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좀 더 객관적인 모습에서 본인의 상태를 밝히는 길이라고 판단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10남매 중 8번째) 신정숙(79) 씨가 작년 12월 낸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심판 청구 사건을 검토해오다 심문기일을 잡아 이날 그를 소환했다.
심문기일은 신 회장 본인의 실제 상태가 어떤지 재판부가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성년후견 심판 청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다.
심문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원칙상 비공개로 이뤄지며 이날 신 총괄회장의 심문 내용도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 결과를 토대로 신 총괄회장의 기존 진료기록과 법원이 지정한 전문 감정인의 진단, 선순위 상속인인 배우자와 직계 자녀의 의견 등을 종합해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이 필요한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날 심문 결과에 따라 재판부의 판단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최종 결론이 언제 나올지는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게 법적인 후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후견 개시를 결정하면 그가 더이상 자력으로 사무를 처리하고 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한 것이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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