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폭발물 의심 물체를 설치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유모씨(36)는 고학력자에 백수였다.
대학원에서 음악(악기)을 전공했지만 36살이 되도록 이렇다 할 직업을 가져보지 못했다. 그에겐 몇 년전 결혼한 아내와 1살난 딸이 있다.
인천공항 폭박물 의심 물체 발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권용석 수사전담팀장(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4일 “(유씨가) ‘평소 사회에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집에서 부탄가스통 등을 이용해 폭발물 의심 물체를 만든 뒤 공항 화장실에 설치했다’고 자백했다”면서 “어떤 유형의 사회불만인지, 테러단체와의 연관성 유무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씨가)짜증나고, 취업이 안되고, 돈도 궁해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는 전날 밤 11시 28분께 서울시 구로구 자신의 아파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달 29일 오후 4시 35분께 인천공항 1층 입국장 남자 화장실에 폭발물 의심 물체가 발견된 지 5일 만이다.
경찰은 인천공항 1층 입국장에 설치된 CCTV 84대에 녹화된 영상을 실시간대별로 분석해 범행 당일 오후 3시 36분께 유씨가 쇼핑백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2분 뒤 나와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하고 유씨를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경찰조사에서 유씨는 인천공항을 폭발시킬 의도가 없었으며, 아랍어로 출력한 경고 메시지는 “구글검색창에서 메시지를 검색해 집에 있는 프린터기로 출력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인천공항을 범행장소로 선택한 이유, IS 테러와 연관지을 수 있는 아랍어 경고 문구를 사용한 이유 등을 캐고 있다. 유씨의 컴퓨터와 프린터기, 핸드폰 등을 압수해 통신기록 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만간 유씨에 대해 폭발성물건파열 예비음모·특수협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36분께 인천국제공항 1층 남자화장실 첫 번째 좌변기 칸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함께 아랍어(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이다. 알라가 처벌한다)로 된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다. 유씨는 가로25㎝×세로30㎝×높이4㎝ 크기의 화과자 상자 겉 부분에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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