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농사를 짓는 동물이 사람 말고 또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바로 개미의 한 종류인 '잎꾼 개미'가 인간보다도 먼저 농사를 짓고 있었다고 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초록색 나뭇잎에 개미떼가 줄지어 몰려듭니다.
가위처럼 생긴 날카로운 이빨로 슥삭슥삭 잎을 잘라냅니다.
바닥에선 자기 몸집보다 큰 잎을 문 개미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잎을 지고 가는 모습이 마치 나무꾼 같다고 해서, '잎꾼 개미'란 별명이 붙은 겁니다.
▶ 인터뷰 : 황채은 / 국립생태원 동물관리부 연구원
- "나무꾼이 나무를 메고 가듯이 이 개미들 역시 잎을 메고 가고 있는 모습이 나무꾼 형상과 같다 해서 잎꾼개미라는 이름이 지어진 겁니다."
개미들은 나뭇잎을 개미굴로 가져갑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개미들이 가져온 나뭇잎으로 재배한 버섯입니다. 처음엔 작은 주먹만했는데, 두달 만에 이렇게 커졌습니다."
나뭇잎을 잘게 잘라 반죽을 만들고 효소와 배설물을 섞어 버섯 균을 재배합니다.
개미만 먹을 수 있는 식량 농사를 짓는 겁니다.
▶ 인터뷰 : 최우성 / 전남 광양시
- "잎을 날라서 버섯을 키워서 먹는다는게 너무 부지런한 거 같아요. "
잎꾼개미가 처음 농사를 지은 건 인간보다 훨씬 앞선 2천 5백만년 전.
지구 최초 농사꾼 잎꾼개미 전시는 국립생태원에서 올해 1년간 계속됩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