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마을회관에서 벌어진 농약 소주 사건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윤범기 기자 나와있습니다.
윤 기자, 지난번 농약 사이다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메소밀이란 독극물이 검출됐는데, 이 메소밀, 어떤 성분인가요?
【 기자 】
네, 메소밀은 진딧물이나 나방 방제 등에 사용하는 원예용 농약입니다.
체중 1㎏당 치사량이 0.5∼50㎎에 불과할 정도로 독성이 아주 강한 농약인데요.
색깔도 없고, 맛도 없어서 그동안 메소밀로 인한 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2012년 이후에는 제조·판매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 앵커멘트 】
마을 사람들이 상당히 공포감에 휩싸여있을 것 같은데, 마을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사건이 발생한 청송군 현동면의 마을은 52가구에 90여명이 사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입니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고, 명절이면 온 마을 주민이 모여 윷놀이를 하는 등 다른 시골 마을과 별 차이 없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뒤에는 마을회관 주변에 경찰과 취재진 외에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적막감이 흘렀습니다.
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며칠전까지 함께 웃고 지내던 이웃들이 변을 당했다는 사실에 마을이 꽁꽁 얼어붙은 것 같았습니다.
【 앵커멘트 】
지난해 7월 발생한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과 상당히 흡사합니다. 모방 범죄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인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사건의 발생 장소가 마을회관이라는 점.
또 사건 당시 다수의 주민이 음식을 나눠 먹었다는 점 등이 비슷한데요.
사건 발생 전에 주민들이 자주 마을회관에 모여서 음식을 나눠 먹고, 화투놀이를 했다는 점도 흡사합니다.
경찰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소주에 농약이 들어갈 수 없는 만큼,
누군가가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해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과 여러모로 유사하다는 점에서 모방 범죄일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숨진 박 씨와 중태에 빠진 허 씨는 서로 어떤 사이였나요?
【 기자 】
네, 아까 기사에도 나온 것처럼 숨진 박 씨는 현재 마을 이장이고, 허 씨는 예전에 이장을 맡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한 마을의 전현직 이장으로 자주 어울리는 돈독한 사이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사고 당일에도 부인들까지 함께 어울려서 소주를 마시고 화투 놀이를 하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럼 마을 사람들 사이에 원한관계가 있다거나 최근 갈등이 불거진 게 있었나요?
【 기자 】
취재기자와 만난 마을 주민들은 박 씨와 허 씨 모두 인심이 좋고 마을 사람들과 나무랄 데 없는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화투놀이를 하긴 했지만, 100원 짜리 아주 소액의 게임이었기 때문에, 원한이 쌓일 만한 다툼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부분이 지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과 다른 점인데요.
상주 사건은 피해를 당하지 않은 할머니가 한명 뿐인데다,
피해자들과 사건 전날 화투놀이로 크게 다퉜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냉장고 안에 소주병이 많았다고 하는데, 하필 누군가가 독을 탄 소주병을 운이 나쁘게 집어들어서 마신걸까요?
【 기자 】
네, 그럴 가능성도 있습니다.
냉장고 안에는 30병이 넘는 소주병이 있었고, 소주병은 다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우연히 박 씨가 그 병을 집어들어 피해를 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김치냉장고에 있는 소주는 누구나 쉽게 꺼내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 씨와 허 씨 뿐 아니라 당시 마을회관에 있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경찰이 분석에 주력하고 있는 증거들은 뭔가요?
【 기자 】
네, 일단 경찰은 남은 소주 36병에 대해 성분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병들은 아직 개봉도 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구요.
또 이런 경우 역시 가장 확실한 증거는 CCTV에서 나오는데요.
사고가 난 마을회관은 주민들이 함께 밥을 해먹거나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그러다보니 마을회관 주변이나 회관 안에는 CCTV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약 1㎞ 떨어진 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주민을 상대로 마을회관 출입자 등을 탐문 조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사건이 미궁에 빠지기 전에 빨리 진실이 밝혀져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윤범기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윤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