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과 숟가락을 입에 넣어 한국인을 살해한 케냐인 난민신청자가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엽기행각으로 경찰관들을 바짝 긴장케하고 있다.
1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검거 이후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동기 등을 자백하지 않는 케냐인 M(28)씨가 유치장 물품을 부수는 등 경찰관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상식 밖의 행동을 보여 비상근무 중이다.
M씨는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던지고, 경찰서 창살과 방탄유리문을 발과 손으로 쳐부수는 등 이틀째 난폭한 행동을 하고 있다.
그는 동물소리와 같은 괴성을 지르거나, 아프리카 전통춤과 같은 몸동작을 취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번갈아 하며 경찰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은 M씨가 급기야 유치장 출입문에 설치된 두꺼운 방탄유리를 깨부수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손과 발을 결박했다.
M씨의 이 같은 엽기적인 행각에 자국인 인권보호를 위해 광주를 방문한 케냐 외교관도 고개를 저었다.
케냐 대사관 참사관은 전날 오후 북부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에게 사건 내용을 청취하고, 단독 면회시간을 갖고자 했으나 난폭한 M씨가 두려워 이를 거부했다.
때문에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뤄지는 이 날까지 M씨가 PC방 종업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살인 행각 전 M씨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개최한 워크캠프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해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그해 8월 말께 종교를 이유로 난민신청을 했다. 이후 광주 모 대학 인근에 월세방을 얻고 택배 회사 물품 분류작업 등을 하며 지금까지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국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M씨가 난민 신분을 획득하려던 생각을 접고 귀국하려다 항공료 등을 마련할 방법이 없자 강도행각을 벌이다 살인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씨는 지난 9일 PC방 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M씨는 이날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대학로의 상가건물 지하 화장실에서 PC방 종업원 A(38)
A씨의 시신을 건물 지하 계단 구석으로 옮긴 M씨는 1시간가량 아무도 없는 PC방 실내에 혼자 머물다 오전 10시 50분께 손님 B(22)씨의 패딩점퍼와 스마트폰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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