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의 부인이자 시향 박현정 음해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구모 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구 씨는 미국 국적자로 그간 경찰의 거듭된 소환 통보에 불응한 터여서 이번 소 제기를 두고 적절성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구 씨(68)는 자신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최근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시향 사건에서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인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구 씨의 청구 사실을 사건 담당 기관인 서울지방경찰청에 통보하고 대응을 지시한 상태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이달 초 박현정 전 시향대표 명예훼손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음해 투서에 가담한 정명훈 전 감독의 보좌역 백모 씨(40) 등 시향 전현직 직원 1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2014년 12월 시향직원들의 투서 발표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정 전 감독의 부인인 구모 씨가 보좌역 백 씨 등과 “완벽한 시나리오로 잘 준비하라” 등 600여차례 휴대폰 문자를 주고 받은 내역을 확보해 음해를 주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지난 1년 2개월에 걸친 수사에서 4차례 소환통보를 했지만 구 씨는 끝내 응하지 않고 시종일관 법률대리인을 통해 “인권침해를 당한 직원들의 피해구제를 돕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간접 진술해왔다.
범죄 혐의가 의심되는 이에 대해 내국인은 체포영장 신청 등으로 출석을 종용할 수 있지만 미국 국적자인 구 씨는 본인의 자발적 입국 이 외에는 별도의 소환 요구가 불가능하다. 구 씨는 지난해 말 서울시향 예술감독직 재계약이 불발된 후 해외로 떠난 정 전 감독과 함께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뒤늦게 해외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피의사실 공표에 따른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구 씨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접수 사실은 알고 있다. 경찰의 입장은 (사안의 본질인) 시향 음해사건의 배후에 대해 분명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거듭 자진출석을 종용했다.
진실규명에는 협조하지 않고 역으로 억대의 손배소로 수사팀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지도 향후 재판 과정에서 분명하게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으로 구 씨가 국내에 입국할지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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