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가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의 다수 언론들은 당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카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훨씬 두려운 질병”이라며 우려를 표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앤 슈챗 CDC 부소장은 “지카 바이러스는 임신 기간을 더 길게 관찰해볼 때 (소두증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선천적 장애와 연관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모기를 매개로 한 지카 바이러스의 전파 지역은 중남미에서 미국 본토로 북상해 현재 미국 50개 주 중 30개 주가 감염 위험 지대에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포시 미국 국립보건원 알레르기·전염병 센터 소장도 “지카 바이러스는 우리가 반드시 안다고 말할 수 없는 매우 특이한 균”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CDC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1일 기준 지카 바이러스 위험 지대를 여행하고 돌아와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민은 346명이다. 이 중 32명은 임신부고 7명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됐으며, 1명은 뇌 신경질환인 길랭-바레증후군(GBS) 증세를 보였다. 모기를 통한 감염 사례는 아직 없다.
전 세계 의료진은 지카 바이러스가 다양한 중추신경계 질환과 연관됐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브라질 헤시페병원(RHR)의 마리아 페레이라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10일 공개한 논문 초록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기존 연구와 다른 신경병증을 일으킨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모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헤시페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가운데 6명이 지카바이러스 확진을 받았고, 그중 4명은 GBS, 2명은 급성산재성 뇌척수염(ADEM)으로 판정받았다. ADEM으로 진단받은 2명은 뇌 영상에서 뇌 백색질 손상이 나타났다. 6명 모두 퇴원했지만 이후 그 중 5명에게 운동기능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1명은 시력과 기억력 저하를 보였다.
페레이라 박사는 뇌신경 증상이 나타난 151건의 사례를 연구한 뒤 발표한 이 논문 초록을 바탕으로 “사례 규모는 작지만, 이 연구로 지카 바이러스가 뇌에 기존 연구에서 발견된 사실과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지카 바이러스와 뇌의 연관 가능성을 드러냈다.
CDC 의료전문가이자 미국신경학회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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