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지나면 심신이 나른해진다. 아무리 물을 마시고 자기 볼을 꼬집어도 물리치기 힘든 ‘졸음’이 대표적 증상이다.
하지만 밥을 먹고 난 뒤 졸린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소화와 흡수를 돕고 심리적 긴장을 낮추고 안정감을 주는 부교감신경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또 식후 소화기관으로 혈액이 몰려 뇌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고, 뇌에 공급되는 산소량 또한 줄어들면서 졸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졸음을 극복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을까.
◆ 씹어라
보통 운전하다가 졸음을 막기 위해 껌을 가장 많이 찾는데, 이는 실제로 효과가 있다.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등록된 한 논문에 따르면 껌을 씹으면 각성반응과 관련한 뇌 부위와 신경을 자극하고 혈류의 흐름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혈류가 증가하면 산소공급량이 많아져 학습 및 기억을 담당하는 전전두엽과 해마의 혈중 산소농도를 높이고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을 촉진해 뇌를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또한 세인트로렌스대의 심리학 연구팀이 학생 159명을 대상으로 퍼즐 등을 통해 기억력을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껌을 씹은 팀이 그렇지 않은 팀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껌의 효과는 매우 짧았다. 위 실험 결과 껌을 씹은 팀의 성적은 최초 20분 동안만 월등히 좋았으며, 그 후로는 껌을 안 씹은 팀과 별 차이가 없었다. 또 껌을 오래 씹으면 안면근육이 턱의 모양을 변형시켜 사각턱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손가락 지압하기
지압법으로도 잠을 달아나게 할 수 있다. 손가락 사이사이의 부분을 눌러주면 혈액순환을 돕고 머리를 상쾌하게 해준다. 이 부분은 양쪽 손가락 사이에 4개씩 모두 8개가 있어 팔사혈이라고 부른다.
손가락 끝 지문이 있는 부위인 십선혈을 자극해주는 것도 좋다. 양손을 마주보고 다섯 손가락의 끝과 끝을 맞대어 박수치면 혈액순환을 돕고 피로감을 낮춘다.
◆ 가벼운 산책과 양치하는 습관
식후 바로 사무실에 들어가기보다는 10~15분가량 햇볕아래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졸음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실내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실내 산소가 줄어들어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게 되고, 피로감을 유발한다. 따라서 산책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몸을 움직이면 혈액순환을 촉진해 피로감을 낮출 수 있다. 또한 햇볕을 쬐면 졸음을 부르고 나른함을 불러일으키는 멜로토닌 호르몬이 억제된다.
산책할 시간이 없다면 업무 시작 전 양치를 하는 것도 좋다. 치약에 들어있는 멘톨 성분이 정신을 상쾌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 졸음을 막는 식단
음식으로도 식후 졸음을 개선할 수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은 행복감과 안정감을 주는 세로토닌 호르몬과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따라서 식후 졸음을 이겨내려면 달걀, 생선, 붉은 고기, 바나나, 치즈, 참깨, 우유 등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탄수화물은 소화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당치를 높이고, 체내에서는 혈당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때 과식할 경우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식사 시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어 공복감을 해소하면 밥이나 면처럼 혈당치를 급격히 높이는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또 밀가루 음식과 흰 쌀
이밖에 디저트를 자제하는 것도 도움을 준다. 식후 과자나 아이스크림, 과일 등 단맛의 디저트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당분이 많아 혈당치를 급격히 높인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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