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발생일수가 잦아지면서 산림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전북의 한 자치단체가 편백나무로 우거진 힐링숲을 만들겠다며 수만 그루의 멀쩡한 나무를 베어냈습니다.
누구를 위한 힐링숲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전북 순창의 한 야산.
산의 울창한 숲이 사라지고, 공터나 다름없는 땅이 나타납니다.
가까이 가자 멀쩡한 나무들이 밑동만 드러낸 채 잘려나갔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이렇게 베어진 나무는 무려 2만 그루가 넘습니다. 축구장 70개 크기와 맞먹는 면적입니다."
전북 순창군이 힐링숲을 조성하겠다며 20억 원을 들여 원래 있던 참나무와 밤나무 등을 베어내고 어린 편백나무를 심은 겁니다.
편백나무가 자라 숲이 우거지면 관광객이 몰려들 거란 게 순창군의 생각입니다.
▶ 인터뷰 : 전북 순창군 관계자
- "전남 장성군에 가면 편백나무 숲이 있어요. 치유의 숲이라고. 엄청난 관광지가 됐어요."
하지만, 인위적인 숲을 꾸미는데 멀쩡한 나무를 없애는 게 옳은 일인지,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재병 / 전북환경운동연합 소장
- "숲은 인간뿐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중요한 서식처입니다. 이런 숲이 훼손돼 다시 복구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순창군은 65억 원을 더 들여 숲 주변에 관광시설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