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요 위주로 대학가를 구조조정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선도대학(프라임)’ 사업 지원 대상에 건국대 등 모두 21개 대학이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당장 내년부터 공학계열 정원을 약 4500명 늘리고 그만큼 인문사회와 자연, 예체능계열 정원을 줄이게 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3일 학사구조를 개편하고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3년간 약 6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지원하는 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총 75개 대학이 지원했으나 최종 선정된 대학은 21곳이었다.
이들 대학은 대부분 인문사회와 예체능계의 정원을 줄이고 이공계 정원을 늘리는 계획을 내놨다. 따라서 2017학년도부터 인문사회는 2500명, 자연과학 1150명, 예체능은 779명 입학정원이 줄어든다. 반면 공학계열은 4429명 증가한다. 이들 대학의 전체 정원이동 규모는 5351명으로 입학 정원(4만8805명)의 약 11% 수준이다.
선정 대학들은 주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공학과 바이오, 미래 자동차, 지능형 로봇, 미래 에너지 등 유망 산업 중심으로 학과를 개편하는 계획을 내놨다. 백성기 프라임사업평가위원장은 “미래 수요의 예측은 사실 힘든 문제지만 대학이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사회에서 예측하는 미래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다는 것에는 합의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융합과학분야가 중요하게 될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들이 준비가 안돼 있는 만큼 기존 분야에 ICT를 융합하는 분야가 많이 제안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취업·진로 중심 학과로 대학을 전면 개편하는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 유형과 미래 유망 산업 위주로 학과를 개편하는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 유형으로 나눠서 뽑았다.
대형 유형에는 건국대, 경운대, 동의대, 숙명여대, 순천향대, 영남대, 원광대, 인제대, 한양대 등 9개교(수도권 3, 비수도권 6)가 선정됐다. 소형 유형은 수도권에서 성신여대 이화여대, 대경·강원권에서 경북대 대구한의대 한동대, 동남권에서 동명대 신라대, 충청권에서 건양대 상명대(천안), 호남·제주권에서 군산대 동신대 호남대 등 총 12개교(사립대 10, 국립대 2)가 뽑혔다.
대형 유형인 9개교는 연간 150억 내외, 소형 유형인 12개교는 연간 50억원 내외를 3년간 지원받는다. 올해 지원 총액은 2012억원이다.
이번 사업은 여대 강세도 두드러졌는데 백성기 위원장은 “여대를 일부러 선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대학이 어려운 합의 과정을 거쳐 대학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만한 구조개혁을 많이 내놨다”며 “이공 분야에 재능과 꿈을 가진 여학생들이 많이 들어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선정 대학들이 학과 정원 조정과 통폐합 과정에서 학내 의견 수렴을 완전히 이룬 것인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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