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전관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전직 부장판사가 영장실질심사를, 전직 검사장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민용 기자!
【 질문1 】
정운호 대표를 둘러싼 전관 구명 로비, 등장인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복잡한 인물 관계가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는 건가요?
【 기자 】
네, 부장판사 출신인 최유정 변호사는 2014년 법복을 벗고 한 대형 로펌에 들어갔는데요.
월수입 1~2천만 원을 올리던 변호사가 수십억대 수임료를 받게 된 데에는 브로커 이 모 씨의 역할이 컸습니다.
브로커 이 씨는 이숨투자자문 이사였던 인물로, 지난해 투자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 모 씨에게 최 변호사를 소개해준 사람입니다.
당시 최 변호사는 송 씨에게 집행유예를 받게 해줬는데요.
송 씨는 훗날 구치소 동기인 정운호 대표에게 최 변호사를 소개해줬습니다.
브로커 이 씨는 최 변호사와 정 대표가 수임료 반환 문제를 놓고 폭행 사건을 벌였을 때 최 변호사를 대신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인물이기도 한데요.
브로커 이 씨는 당시 경찰에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브로커 이 씨, 굉장히 문제가 많은 인물입니다.
조세포탈 혐의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가, 자신을 검찰 수사관으로 속여 금괴 밀수업자들에게 사건무마 청탁 대가로 8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 여성 경찰관과 4년간 동거하면서 160건가량의 수배 정보를 빼내기도 했는데요.
검찰은 최 변호사가 구명 로비와 관련해 정 대표와 나눈 대화를 녹취한 '보이스펜'을 이 씨가 갖고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질문2 】
브로커 이 씨라고 하면 2명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또 다른 브로커 이씨는 누구인가요?
【 기자 】
네, 또 다른 브로커 이 씨는 정운호 대표의 항소심 재판을 배당받은 임 모 부장판사와 배당 당일 만나 로비를 시도한 인물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전관, 홍 모 변호사의 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한데요.
이 씨는 지인을 통해 자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최 변호사의 '자칭 남편'인 브로커 이 씨와 부장판사를 만난 브로커 이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3 】
이렇게 돈이 많은 사람들은 브로커를 많이 쓰나요? 또 최 변호사가 30억 원을 돌려줬다 하더라도 애초 약속한 금액은 50억 원이나 됐단 말이에요. 이게 서초동에서는 일반적인 금액인가요?
【 기자 】
네, 지난해 적발된 민·형사사건 법조브로커만 1천 명이 넘는데요.
법조 브로커들은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소개해주고 그 대가로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운호 대표와 같은 거물급 인사에게는 아무래도 접근하는 브로커도 많았을 것이라고 추측되는데요.
최 변호사가 약속받았다는 수임료 50억 원은 아무리 정 대표가 거물급 인사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금액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전관 변호사라 하더라도, 도박 사건 수임료는 2~3천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히나 정 대표 사건 같은 경우 무죄를 다투는 사건도 아닌 자백까지 한 도박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 의아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이번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서초동에서는 "도박사건으로 50억 원을 약속받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 질문4 】
검찰이 최유정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했죠?
【 기자 】
네, 최유정 변호사는 결국 친정인 법원에서 구속 여부를 판단 받는 신세가 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오후 최 변호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만큼,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현재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또 다른 전관, 홍 모 변호사가 있는데, 홍 변호사의 혐의는 뭔가요?
【 기자 】
네, 검찰은 정 대표의 수사과정에서 변론을 맡았던 홍 변호사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홍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을 수사한 특수통 검사장 출신인데요.
검찰을 나와 변호사로 개업한 뒤에는 한 해 수임료 수입이 91억 원에 달하는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됐습니다.
홍 변호사는 2014년 정 대표가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사건을 맡았는데요.
정 대표는 검찰에서 두 차례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습니다.
홍 변호사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한 뒤 거액의 수임료를 받아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검찰은 조만간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정 대표 등 의뢰인에게서 부당 변론을 명목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