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자신이 잘못하더라도 결코 사과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특히 직장에서 사건이 터지면 만만한 직원에게 책임을 미루거나 갖가지 변명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신뢰감을 떨어뜨린다.
사과를 남용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잘못한 일이 결코 아닌데도 “죄송하다”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면 사과의 가치가 희석되고 진실성을 잃기 쉽다.
세계적인 비즈니스 강연자이자 ‘인간 모험’의 저자인 미카엘 커는 “사과를 남용하는 데 따른 가장 큰 위험은 타인에게 자신이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하며 자신감 없는 사람이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카엘 커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사과하지 말아야 할 10가지 상황’을 소개한다.
1. 미안함을 느끼지 않을 때
살면서 한번쯤은 진심으로 미안하지 않지만 예의상, 분위기상 ‘사과 아닌 사과’를 하는 건네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커는 “죄송하다는 말을 남용하면 그 가치가 떨어지고 추후 정말 사과해야 할 상황에서 진정성을 줄 수 없다”며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낄 때, 혹은 그 문제에 대한 소유 의식이나 책임감을 보여주고 싶을 때 사과하라”고 말했다.
2. 정말 사과할 필요가 없을 때
“죄송합니다만 화장실 좀 다녀와도 될까요?”
커는 평소 습관적으로 ‘죄송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과하기에 앞서 자신이 미안해야할 상황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이어 정중한 표현을 위해서라면 사과 대신 “실례한다”는 말로 대체하라고 권고했다.
3. 자신의 신념을 담아 결정할 때
“죄송하지만 전 고객들에게 거짓말할 수 없습니다.”
커는 이 같은 발언을 예로 들며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관과 신념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결정을 내릴 때 죄송하단 말 대신 진실함을 표현하라고 조언했다.
4 책임을 회피하려고 사용하는 경우
미카엘 커는 “어떤 이들은 상사에게 존중과 경외를 표현하고자 ‘죄송하다’는 말을 ‘음’, ‘그래서’처럼 습관적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화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내일까지 기획안을 제출해야 하는데 “부장님. 죄송하지만 내일까지 제출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5. 하지 않아도 될 사과로 타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때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발표자들이 “죄송하게도 시간이 부족해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준비하지 못했으나 끝까지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하지만 커는 “이 같은 사과는 단지 자신이 앞으로 실수를 저지르게 될 것임을 사전에 알리는 것과 다름없다”며 “시작하기도 전에 청중들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6. 상대방이 용서해줄 거라 기대할 때
많은 이들이 “미안해” 한 마디로 모든 걸 용서받으려고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기대감이다.
커는 “사과 행위는 단지 갈등을 풀어나가는 많은 과정의 일환일 뿐”이라며 “사과한 후에도 상대방은 아직 용서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노동 분야 전문가인 린 테일러 역시 “만약 사과를 했다면 상대방이 ‘괜찮다’, ‘걱정마라’고 말해주기를 기대하지 말고, 대신 자신의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표현하라”고 권했다.
7. 직업을 그만둘 때
“죄송하지만, 다른 회사에서 더 나은 조건으로 제안을 받았습니다.”
직장을 옮길 때 상사가 자신에게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중함과 유감을 표현하려고 사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커는 “이 같은 상황에서 사과하면 상대방에게 ”그렇게 미안하면 이거라도 해“라는 식으로 죄책감이 악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8. 자신의 잘못이 없을 때
“자기가 한 행동이 문제발생 원인과 전혀 관련이 없고, 상황을 100% 책임져야 할 위치가 아니라면 사과하지 않는 게 좋다.”
린 테일러는 자신의 저서 ‘철없는 상사 길들이기’에서 “누군가에게 감정적 상처를 주거나 물질적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반드시 사과가 필수지만 잘못이 없고 보스 같은 큰 역할을 맡지 않은 이상은 사과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9.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때
열띤 토론장에서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면 상대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상대방 의견에 반박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공격적인 느낌을 주어 없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
10. 도움을 청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때 “죄송한데”혹은 “이런 부탁하기 정말 싫지만”이란
커는 이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느끼면 요구하지 말라”면서 “예의상 하는 말이라면 사과 대신 칭찬을 하라”고 말했다.
가령 ”당신이 엑셀을 정말 잘 다루던데, 그 뛰어난 솜씨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라고 말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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