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전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특종을 전했던 원로 기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세계 유일의 언론인 마을이었던 기자촌의 변화된 모습을 보기 위해 다시 돌아온 건데요.
김수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하얀색 가림막을 걷어내자, 기자촌 옛터라고 적힌 표지석이 나타납니다.
표지석 뒤에는 수십년 전 취재현장을 누볐던 기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혔습니다.
기자촌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생계가 어려웠던 기자들이 이곳에 집단 거주하며 생긴 이름.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70년대 400여 가구가 살던 기자촌은 2000년대 뉴타운이 건립되면서 철거돼 보시다시피 공원부지로 남아있습니다."
동아일보 기자였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기자촌 탄생의 비화를 전했습니다.
▶ 인터뷰 : 김원기 / 전 국회의장
- "군에서 반대가 많아가지고 허가가 안 나서 애를 많이 썼는데 박정희 대통령 되신 다음에…."
가난했지만 틈날 때마다 술잔을 기울였던 현역 시절의 이야기도 꽃을 피웠습니다.
▶ 인터뷰 : 천상기 / 원로기자
- "대부분 언론사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아는 사이기 때문에 걸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대포 한잔 하고 가자. 대포 먹고 술 한 잔 하면 걸어오기가 수월해진다고…."
기자촌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언론인 마을로, 수많은 문인을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우영 / 서울 은평구청장
- "근대문학을 일으킨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분들이 기자 출신 문인들입니다. 정지용, 김기림, 백석. 이런 기자정신과 문학 정신을 융합함으로써…."
서울 은평구는 기자촌 부지에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해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시킬 계획입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