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 사이에 재첩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바로 섬진강이 흐르는 경남 하동입니다.
섬진강 자락에서 나는 재첩을 예로부터 최고로 치는데요.
하지만, 섬진강 근처라고 다 우리 재첩을 파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인적이 드문 산기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창고가 세워져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재첩 포대가 한가득 쌓여 있는데, 원산지는 중국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또 다른 창고에는, 국내산 재첩이라고 쓰인 소포장 제품이 쌓여 있습니다.
중국산 재첩을 끓는 물에 한 번 삶고 나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현장입니다.
▶인터뷰: 중국산 재첩 유통업자
- "중국산 재첩 삶은 거 넣은 거죠?"
- "용서해 주세요."
국내산으로 둔갑한 재첩은 섬진강 일대 식당은 물론 일반 가정에 배달됐는데, 모두 94톤, 10억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원산지 위반 식당
- "3월 정도 되면 (섬진강 재첩이) 좀 부족해요. 그때는 하동에 축제도 많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쓰게 됩니다."
섬진강 재첩의 참맛을 보겠다고 멀리서 찾아 온 사람들이 오히려 중국 재첩에 속은 꼴이 됐습니다.
섬진강 재첩만 고집해 온 상인들도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상인
- "혹시나 여기도 중국산인가 싶어서 많이 꺼리는 편이죠. 안 먹으려고 하니까 타격이 심하죠. 진짜 섬진강 재첩만 사용하는데…."
경찰은 중국산 재첩을 판매한 식당 주인 19명과, 제조 및 유통에 가담한 4명을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