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김학봉(61)씨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피의자 김씨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8일 오전 기소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때는 살인 혐의를 적용했으나, 수사하면서 김씨가 금품을 뺏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강도살인죄로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경찰서를 떠나 검찰로 향할 때 범행 동기를 묻자 "돈 때문에 살해한 것은 아니다"며 "사는 게 힘들고 어려우니 짜증나고 화가 나서 그랬다"고 답했습니다.
또 산에 왜 갔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신적으로 좀 충동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으나 칼을 왜 샀는지,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을 살해할 생각은 처음에는 없었는데 왜 그렇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며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 20분께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에서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그날 오후 6시30분께 자수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대로 동선을 추적해서 흉기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혈흔 및 유전자 감정을 맡겼고, 피해자의 것이 맞다는 답을 받자 김씨를 피의자로 특정했습니다.
김씨는 애초에 "산에서 처음 만난 사람을 죽이려 했다"고 진술해 이번 사건이 '묻지마 살인'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의 배와 등 부위에 얕은 상처가 생긴 과정과 열흘 이상 밥을 먹지 못했던 범행 전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밥이라도 사먹으려 했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 또한 김씨를 면담한 후 "김씨는 20대부터 음주량이 늘어 주변 사람들과 문제가 있었고, 술을 마시면 마음이 안정된다고 하는 등 음주에 대한 자기통제력이 낮은 자"라며 "범행도구 유기와 자수를 즉흥적으로 결정하는 충동적인 생활양식을 보이기도 했으나 범행동기(금품)를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2001년에도 강도살인죄를 저질러 15년간 복역하고서 올해 1월 19일 출소한 바 있습니다.
1997년에는 알코올 의존성 증후군으로 5차례 입원치료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정신과에 누나와 함께 가서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가 조현병이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며 "김씨가 환청을 듣는다고 병원에 함께 갔던 누나가 얘기했다는데 범행과 관련된 환청을 들은 적은 없다고 하고, 조현병으로는 입원한 전력도 없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묻지마 범행'은 범행 유발 요인이 없는 비면식자에 대한 범행"이라며 "김씨는 금품이라는 목적하에 흉기를 구입하고 사전 답사를 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니 '묻지마'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김씨가 송치 전 인터뷰 때 강도 혐의를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때는 첫 날을 제외하고는 일관되게 강도 혐의를 시인했다"며 "왜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으나 그 인터뷰는 공식 진술이라 보기 힘들고, 검찰에서 보강수사를 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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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피해자 유가족에게 심리적·경제적 지원을 지속할 예정입니다. 현재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장례비를 지원했습니다. 앞으로 유족 구조금도 지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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