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근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지금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해 살펴보는 혐의가 한둘이 아닌 것 같은데요.
먼저 검찰이 어떤 것들을 보고 있는지 정리해주시죠.
【 기자 】
네, 검찰은 롯데그룹의 계열사 전반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현재 수사가 총 세 가지 갈래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우선 첫 번째는 롯데 그룹 계열사 간에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바로 이런 부당한 내부 거래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 등 총수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룹과 총수 일가의 불법적인 부동산 거래, 이렇게 크게 세 갈래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기존의 다른 기업 비리 수사와 달리 혐의도 여러 가지고, 계열사 전반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보고 검찰은 이례적으로 2백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 질문 2 】
네, 그럼 혐의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는 어떤 내용이죠?
【 기자 】
네, 지금 검찰이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곳은 바로 롯데시네마입니다.
롯데시네마 매출도 한해 수천억 원에 달하지만, 실제 영화배급보다 더 큰 이윤이 남는 건 바로 영화관 안 매점 사업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알짜배기 사업을 롯데 총수 일가에서 챙겨왔다는 의혹이 나온 겁니다.
실제 이 매점 사업권을 갖고 있던 시네마 통상과 시네마 푸드는 신격호 회장의 장녀 신영자 씨, 유원실업은 신 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 씨와 딸 유미 씨가 소유한 회사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롯데마트나 롯데 백화점 등이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카드결제 프로그램을 사용하게 해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검찰은 롯데가 이런 방식으로 사실상 총수 일가의 기업에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습니다.
【 질문 3】
그런데 검찰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수상한 자금을 이미 포착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앞서 살펴본 계열사 간 부당 거래 등을 통해 총수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롯데 자금관리 담당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1년에 각각 백 억, 2백억씩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일반적인 배당금이나 급여라고 보기에 액수가 지나치게 많다고 보고 이 역시 비자금일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개인 금고에 있던 현금 뭉치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금관리 담당자인 이 모 씨의 처제 집에서 현금 30억 원과 서류 뭉치를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역시 사실상 비자금일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 질문 4 】
앞서 총수 일가의 부동산 거래도 주요 수사 포인트 중 하나라고요?
【 기자 】
네, 원래 신격호 총괄회장이 땅 사랑이 유별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일본 롯데를 통해 현지에 당시 감정가만 3천억 엔에 달하는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환율로는 무려 10억 달러 규모인데요.
신 총괄회장은 1967년 한국에 들어온 뒤 서울 소공동과 잠실, 서초동, 양평동 등의 땅을 대거 사들여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도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신 총괄회장이 소유한 토지를 롯데 계열사가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거액을 챙겼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 질문 5 】
그런데 검찰의 이 같은 수사 과정에서 롯데 측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검찰은 롯데 측의 증거 은폐와 인멸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는데 이때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보관된 전산자료는 물론 중요한 서류들이 상당 부분 빼돌려지거나 파기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꼽히는 정책 본부에 압수수색 인력의 절반이 투입됐지만, 중요한 문서 상당수가 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이 신동빈 회장의 개인 금고를 발견했는데 여기에서도 중요 서류를 미리 빼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조직적인 증거 인멸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 질문 6 】
네 그런데 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관련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 기자 】
네, 사실 이번 검찰 수사는 어떤 식으로든 롯데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신동주 회장이 검찰에 정보를 흘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요.
그동안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가 중국과 홍콩 법인에서 1조 원이 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는데, 이게 검찰의 비자금 수사와 사실상 같은 맥락이라는 겁니다.
일단 신동주 회장 측은 공식적으로 검찰 수사와의 연관설을 부인하고 있는데요.
실제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책임론이 논의될 가능성이 큰 만큼 롯데 가의 경영권 분쟁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