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여파로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7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는 전국 직장인 1115명을 대상으로 점심 식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평균 점심값이 6370원으로 지난해(6566원)보다 3.0% 줄었다고 20일 밝혔다.
직장인들의 점심값이 하락세를 보인 건 2009년부터 잡코리아가 매년 같은 조사를 시작한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은 물가 상승과 맞물려 연 평균 4%씩 가격이 상승했다.
점심값 하락은 직장인들의 식사 해결법이 바뀐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점심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9%가 ‘근처 식당에서 사먹는다’고 답했고 ‘구내식당에서 먹는다(34.9%)’, ‘도시락을 싸온다(13.5%)’, ‘편의점 등에서 사다 먹는다(6.1%)’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작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근처 식당에서 사먹는다’는 응답이 68.7%였고, ‘도시락을 싸온다(5.1%)’거나 ‘편의점 등에서 사다 먹는다(2.8%)’는 응답자는 7.9%에 그쳤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편의점의 간편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점심값을 줄이는 직장인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은 점심값이 작년에 비해 올랐다고 답했다.
체감하는 점심값이 작년에 비해 어떤지 묻는 질문에 ‘많이 올랐다(27.3%)’거나 ‘조금 올랐다(46.3%)’는 응답자가 73.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비슷하다(24.6%)’거나 ‘내렸다(1.9%)’는 응답자는 26.5%에 불과했다.
실제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은 점심식사 방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근처 식당에서 먹는다’는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은 7816원으로 전체 평균(6370원) 대비 22.7% 높았다. 그 외에는 모두 전체 평균보다 평균 점심값이 낮았다.
사내 식당에서 먹는 직장인들의 평균 점심값은 5431원, 편의점 등에서 사오는 직장인들은 평균 4882원, 도시락을 싸온다는 직장인들은 평균 4735원의 점심값을 지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직장인들은 점심메뉴를 선택할 때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메뉴를 결정하는 요인을 묻는 조사(복수응답)에서 응답자들의 50%가 가격을 꼽았고, 맛(45.9%), 그날의 기분(32.8%), 어제 먹지 않은 메뉴(17.8%), 상사의 선택(8.4%)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혼밥족’(혼자 밥 먹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점심식사를 주로 누구와 먹는지’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자는 직장동료나 상사(82.6%)와 식사를 한다고 답했으나, ‘혼자 먹는다’는
특히 혼밥족의 절반 이상(55.2%)은 혼자 먹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외근이 많아 어쩔 수 없이(25.5%)’ 혼자 먹거나 ‘점심시간에 자기계발을 해서(9.7%)’ 혼자 먹는다는 응답도 있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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