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돼 무성한 추측만 나왔던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취재를 했던 사회부 이병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이 기자, 가장 궁금한게 타살 여부일 것 같은데요, 어떻게 좀 드러난 게 있습니까?
【 기자 】
네, 말씀대로 최근 시신을 훼손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번 사건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타살과는 거리가 좀 있어보입니다.
경찰도 숨진 김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주변 정황들도 김 씨의 자살쪽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최근 김 씨의 처지가 좋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요.
김 씨를 알던 이웃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겨울에 교통사고가 나서 몇 개월 입원했었어요. 힘이 좀 없고 그랬어요."
이분 말씀이 지난 겨울에 교통사고가 났고, 그로 인해서 김 씨가 운영하던 고물상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경찰은 '세무서에서 압류까지 들어왔다'는 동업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질문 2 】
그런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도, 이렇게 시신이 훼손될 수 있는 겁니까?
【 기자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충분히 가능하다는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김 씨가 투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은 경인아라뱃길을 가로지르는 목상교라는 다리 위인데요.」
이곳의 높이가 50m 이상은 됩니다.
거기에서 인명구조용 튜브를 연결해 놓은 밧줄에 김 씨가 목을 맨걸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실제 국과수의 부검결과도 이런 설명을 가능하게 하는데요.
「목 주변에는 흉기에 베인 손상이 전혀 없었고, 일반적으로 목을 맬 때 생기는 목뼈 부러짐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또 뛰어내리면서 생긴것으로 보이는 밧줄에 의한 쓸림 흔적이 나타났습니다.」
말씀드렸던 목상교 위에서 김 씨가 신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가 발견된 점도 경찰의 판단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 질문 3 】
이 기자도 가봤을텐데, 현장은 좀 어땠습니까?
【 기자 】
수치로 50m라고 하면 크게 와닿지 않는데요.
다리 난간으로 밖을 내다보면 아찔할만큼 상당히 높았습니다.
게다가 현장을 갔을때 경찰이 김 씨가 목을 맨 것으로 보이는 밧줄을 살펴보고 있었는데요.
다리 위에서 튜브를 던져서 사람을 구하는 용도인 만큼 밧줄이 질기고 강했습니다.
여기에 다리 주변에도 CCTV가 있었는데, 여기서 타살을 의심할만한 어떤 장면도 드러나지 않았다고 경찰이 밝힌바 있고요.
아직 단정하긴 이르지만,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보면 경찰의 판단에 신빙성이 있어보입니다.
【 질문 4 】
그래도 남는 의문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좀 더 밝혀져야 할 부분입니까?
【 기자 】
가장 먼저 자살을 했다면 보통 유서를 남기기 마련인데요.
이런 김 씨의 마지막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사건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차량과 김 씨의 주거지를 수색했지만, 자살을 암시하는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대로 경제적으로 어려워했다는건 맞지만, 주변사람들에게 별다른 자살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여기에 김 씨의 행적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게 많습니다.
시신이 발견된게 지난 일요일이었던 26일이었는데, 김 씨의 행적이 마지막으로 파악된 게 23일 밤이었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는 고물상에서 나선 뒤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사흘동안의 통화내역 등을 뒤져봐도 아직 행적이 말끔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 질문 5 】
경찰의 수사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입니까?
【 기자 】
아무래도 경찰은 정밀 부검 결과 등이 나오면 자살로 사건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의문점들, 김 씨의 마지막 행적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경찰이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23일 밤에 술을 마셨다든가 하는 내용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요.
김 씨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끝까지 경찰이 수사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지금까지 사회부 이병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