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그 경험 자체로 좌절감과 소외감을 느끼지만 타인의 태도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우울증 환자들의 마음을 공감하지도 못한 채 생각 없이 던진 격려의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건강 매체 라이프핵은 우울증 환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문장들을 소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울증에 걸린 친구에게는 피해야 할 6가지 표현을 전한다.
1. 정신 차려 (Snap out of it)
우울증은 “정신 차려야지”라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우울한 기분과 우울증은 차이가 크다. 우울함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시적 감정인 반면 우울증은 최소 2주 이상 슬픔과 절망감이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만약 주변의 누군가가 2주 이상 의욕과 희망을 잃고 식욕저하와 수면장애를 겪는다면 “정신 차려야지”라고 말하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에게 진단받도록 해야 한다.
그레고리 댈럭 미시간대 박사는 “우울증은 하룻밤 자면 괜찮아지는 병이 아니므로 치료기간 내내 신경써야한다”며 “누군가가 병원 또는 약국을 통해 치료를 받으려 할 때 그들과 함께 나서면 큰 도움이 된다.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 기운 내야지 (Cheer up)
“기운 내”라는 말 역시 앞서 언급한 “정신 차려”와 유사하다. 전문가들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공감 없이 얘기하는 말이 오히려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넌 강하니까 괜찮아 질 거야”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도전에 실패했거나 연인과 이별한 경우 강한 의지로 슬픔이나 낙담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울증은 이와 다르다. 암흑처럼 공허한 상태를 야기해 자신이 아무에게도 도움을 줄 수 없고 그 무엇도 시도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따라서 우울증에 빠진 이들에게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상대가 하는 말에 귀기울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3. 다른 사람들은 너보다 더 힘들어 (Other people are far worse off)
타인과의 비교는 우울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괜히 그들 앞에서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자신 혹은 지인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누구나 힘들어”, “누구나 문제를 가지고 있어”라고 말하지 말란 얘기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말보다는 옆에 함께 있으면서 무슨 말이든 듣고 지지해주는 행동이 필요하다.
댈럭 박사는 “작은 행동이 오래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4. 너 너무 내성적이다 (You are too introspective)
우울증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면서 환자들에게 “내성적”이라거나 “소심하다”고 말하면 소외감과 고립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 우울증 환자를 판단하는 말들은 삼가해야 한다.
5. 너 굉장히 예민하다 (You are far too sensitive)
이런 발언은 우울증 환자들을 비하하는 것과 같다. 환자의 입장에선 우울증을 성격적 결함으로 여긴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달려있다”고 말하는 것 역시 자신의 의지가 약해서 우울증에 걸렸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댈럭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우울증이 자신의 잘못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여긴다. 하지만 우울증은 감기와 같다. 자신이 선택해서 감기에 걸린 게 아닌 것처럼 우울증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우울증을 자신의 탓이라고 여긴다면 스스로에 대한 피해의식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6. 힘들 때 연락해 (You should phone me)
진정한 친구라면 “힘들 때 연락해”라며 우울증에 빠진 친구 곁을 떠나지 말고 옆자리를 지켜주자.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도 좋다. 함께
존스 홉킨스 대학의 아담 캐플린 박사는 “단순히 자고, 먹고, 운동하는 것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중요한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