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 흥행, 비운의 증강현실 기술…먼저 개발 했지만 흥행 못해
↑ 포켓몬 go/사진=페이스북 캡처 |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현실 세계 속에서 피카추를 잡는 게임 '포켓몬 고(Go)'는 전에 없던 획기적인 기술을 적용한 것일까?
'포켓몬 고'의 폭발적인 열풍 속에 증강현실(AR) 기술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 사실은 국내서 이미 5년 전 개발돼 상용화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국비를 투입해 AR 기술을 개발한 후 박물관과 관광지 소개 등 일부에서만 사용하고 있고 KT는 포켓몬 고와 비슷한 게임을 앞서 내놓고도 흥행시키지 못하고 이내 접었습니다.
13일 관련 업계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09년 문화콘텐츠산업 기술지원 사업 과제 중 하나로 모바일 AR 개발을 선정했습니다.
이에 KIST는 주관 기관으로서 '모바일 혼합현실 기반 체험 투어 기술 개발'을 목표로 2009년 4월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참여기관 및 기업 10곳과 함께 기술 확보에 나섰습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을 통해 AR 등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관광지 등에서 더욱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정부 예산과 투자 등 약 120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기술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는 "위치와 유물 등의 인식 기반을 활용한 기술"이라며 "위치정보시스템(GPS) 등을 활용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R기술 개발이 시작되던 당시는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대중화하기 전이지만,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AR 기술이 주목받으며 전 세계에서 연구가 시작되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위치 기반 기술, 실외 영상 인식 기술 등이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부족했기에 콘진원과 KIST 등이 협력해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참여 기업이었던 KT[030200]의 지도를 활용해 실외는 물론 박물관 등 실내에서도 AR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현재 관광 분야에서 일부 쓰인다"고 말했습니다.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의 사물을 인식하고 관련 콘텐츠를 보여주는 기술은 '포켓몬 고' 게임의 밑바탕입니다. 현실 속 특정 장소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나는 식입니다.
국내에서 이 기술을 더 널리 응용하려 했다면 '포켓몬 고'가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과제가 종료된 2013년 이후 지금껏 이 기술은 계속 관광지와 박물관 소개 등 일부에서만 쓰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KT가 '올레 캐치캐치'라는 게임 형태의 마케팅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AR 기술을 활용해 몬스터를 잡으면 이용자에게 캐시(Cash)가 쌓이는 식입니다.
적립된 캐시는 당시 KT의 멤버십 포인트였던 별 포인트로 바꾸거나 롯데리아, 스타벅스 등의 식음료 기프티쇼로 바꿀 수 있었다고 KT 측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올레 캐치캐치'는 1년 반가량 운영된 뒤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T 관계자는 "'올레 캐치캐치'는 게임을 즐기면서 혜택도 제공하는 '신기술'이었지만 당시에는 광고주나 소비자 등에게 기대한 만큼 크게 와 닿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론 이 서비스는 게임 형태가 아닌 마케팅 플랫폼의 형태를 갖췄지만, 스마트폰과 AR 기술을 활용해 사용하는 이에게 즐거움을 줬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의가 있었습니다.
KIST 관계자는 "기술적인 내용만 보자면 '포켓
그러면서 "우리나라 역시 '타요', '뽀로로' 등 훌륭한 콘텐츠가 충분하다"면서 "게임업체 등이 관심을 가진다면 국내에서도 '포켓몬 고'를 내놓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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