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동창, 혐의 부인…“뒷돈 아닌 배당금이었다”

일감을 받은 대가로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뒷돈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 정모(65) 휴맥스해운항공 대표가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남성민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남 전 사장이 투자한 돈에 대해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배당금을 지급했을 뿐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씨에게 배임증재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 정씨의 업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차명 주식에 대한 배당금이나 매각차익의 형태로 뒷돈을 받았다고 봤는데, 정씨 측은 배당금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에 검찰은 다른 투자자와 남 전 사장이 똑같이 대우받았다는 정 씨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두 사람 사이에는 ‘원금을 보장해준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노르웨이(오슬로)·영국(런던) 지사에 숨겨둔 비자금 50억달러를 이용해 정씨 소유 회사인 M사 지분을 차명으로 매입한 것으로 조사했다. 또 남 전 사장은 2009년 대우조선해양 자회사 디섹이 부산국제물류(BIDC)를 인수하도록 한 뒤 2011년 초 BIDC 유상증자 과정에서 신주 80만주를 N사에서 사들이게 한 것도 밝혀냈다. BIDC와 N사 모두 정씨가 경영에 관여하는 업체다.
남 전 사장은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M사와 N사로부터 각각 배당금 3억원, 2억7000만원을 받았다. 또 M사의 규모가 커진 뒤 주식을 팔아 매각 차액 6억원도 챙겼다.
이외 남 전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에서 퇴임한 뒤에도 정씨로부터 개인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약 2억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금액을 합하면 남 전 사장이 정씨로부터 받은 돈의 규모는 14억원에 달한다.
정씨에 대한 첫 공판은 23일 열린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