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24만원→4만4천원' 태양광 설치가 대세?
↑ 전기요금/사진=연합뉴스 |
지체 장애인 김모(51·여·청주시 용암동)씨는 35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집안에서 더운 줄 모르고 생활합니다.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작년까지 이런 '별천지 생활'을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몇 년 전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했다가 30만원이 넘는 '전기요금 폭탄'을 경험한 뒤에는 겁이 나서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로 움직임이 둔한 데다 더위까지 많이 타는 체질인 김씨는 "여름이 지옥 같았다"고 회고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월 청주시 지원으로 집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평소 월 3만∼4만원 나오던 전기요금이 몇천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달에도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했지만, 전기요금은 4천800원에 불과했습니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종일 에어컨을 틀었지만, 예상되는 전기요금은 4만∼5만원 선입니다.
김씨는 "더위를 아주 많이 타는 데도 전기요금 때문에 에어컨을 틀지 못해 여름을 나기가 죽을 맛 이었다"며 "태양광을 설치한 뒤에는 종일 에어컨을 틀고 있어 따로 피서를 갈 필요가 없어졌다"고 만족스러워 했습니다.
청주시 강내면 학천리 경로당 노인들도 지난해부터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풍기로 더위를 식힌 것이 고작이었지만, 지난해 6월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추면서 마음 편하게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경로당 총무 성모(78)씨는 "재작년까지 전기요금을 걱정해 에어컨 가동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작년 7월과 8월에는 에어컨을 자주 틀었는데도 전기요금이 각각 8천800원, 9천400원만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태양광 발전시설이 '전기요금 폭탄'을 피하는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다. 누진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정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시설은 대부분 3㎾ 규모입니다. 태양광 발전시간은 하루 평균 3.6∼3.8시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럴 경우 하루 평균 11㎾, 1개월(30일 기준) 평균 330㎾가량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4인 가정의 한 달 평균 전력 사용량은 300㎾ 안팎이다. 이렇게 보면 태양광만으로 한 가정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냉방기 사용으로 전력사용이 급증하면 태양광 전기가 더 위력을 발휘합니다.
한 가정이 평소처럼 300㎾의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4만4천원 수준이지만, 여름에 냉방기를 330㎾가량 추가로 사용한다면 누진제가 적용돼 24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태양광을 설치해 똑같이 660㎾의 전기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은 4만4천원에 불과합니다. 태양광 전기를 사용하는 만큼의 요금을 내지 않을 뿐 아니라 누진율이 낮아져 요금 폭등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달에 남은 전기를 이월해 쓸 수도 있습니다.
이런 효과 때문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가 해마다 증가 추세입니다.
충북도는 도내 경로당 4천51곳의 가운데 지난해까지 1천998곳에 태양광 시설을 보급했고, 올해 557곳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충북 도내에서 가정까지 포함하면 6천600여 곳이 태양광 시설을 갖췄습니다.
전북지역도 태양광 설치 가구가 2014년 2천207곳에서 2015년 2천919곳, 올해 3천593곳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강원도는 태양광을 복지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도와 한국에너지 공단,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가 '햇빛·행복·나눔 에너지 복지' 업무협약을 했습니다.
협약에 따라 아스트로너지쏠라코리아는 5년 동안 매년 60kW급 태양광발전소를 복지시설 옥상이나 남는 땅에 건립하고 현금 2천만원을 기부합니다.
또 태양광발전소의 전기 판매 수익금은 해당 복지시설의 운영비를 비롯해 취약 계층의 생활비 지원, 에너지 공단의 교육비 등으로 사용할 예정입니
전북도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를 하면 여름에 누진 요금 걱정을 덜 수 있고, 남은 전기를 이월해 사용하는 장점도 있다"며 "올여름 불볕더위로 전기요금 폭탄이 이슈가 되면서 경로당 등에 태양광 설비 설치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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