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병원 봉사활동을 하며 나이 든 환자분을 자주 뵈었어요.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헌혈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20년간 200회의 헌혈을 한 해군 여용기(42·사진) 상사의 목소리는 밝았다. 여 상사는 지난 11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200회 헌혈의 공로로 ‘현혈 명예대장’을 수상했다.
여 상사는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국내 헌혈량이 부족해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군인으로서 국민에게 봉사하고 싶어 헌혈을 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헌혈을 자주하니 혈관 부위에 궂은 살이 배겨 간호사분들이 혈관을 찾느라 애를 먹는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환자에게 투여하는 수혈용 혈액은 국내에서 자급하고 있으나 의약품용 혈장은 부족해 일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노인 인구와 수술 환자가 늘어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의약품용 혈액 자급률은 2011년 기준 57%에 불과하다.
여상사가 지금까지 헌혈한 혈액량을 합하면 80ℓ에 달한다. 이는 보통 사람 혈액량인 5ℓ에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여 상사는 헌혈 외에도 지역사회 봉사센터에서 노인 목욕봉사, 생활지원 봉사를 하며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여 상사는 복무 중엔 틈틈이 시간을 내서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법 일반과정을 이수하기도 했
[김성훈 기자 /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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