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써 낸 태극 전사들 이야기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뒤덮고 있다. 우리 선수들이 흘리는 눈물과 환호하는 영상을 보며 그들이 지난 4년간 흘린 땀의 무게에 감동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얻고 있다.
올림픽 관련 영상 중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건 ‘할 수 있다’ 신드롬을 만들어 낸 펜싱 박상영 선수 결승 영상이다. 결승전 2라운드까지 9대 13으로 뒤져 있던 그는 상대에게 2점을 빼앗기면 패하는 상황에서 ‘할 수있다. 할 수 있다’고 되뇌었고, 실제 기적과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포털 사이트에서 이 영상은 이틀만에 2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보면서 이번주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좋아요’ 수는 10만을 넘었다. 박 선수는 하룻 밤사이 그의 개인 SNS에 1500개 넘는 팬들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고 했다. 박 선수의 스토리는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에게 큰 힘이 됐다. 자신을 고3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이용자는 “5점을 뒤짚는 대역전극을 보며 나도 5등급을 올리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매일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면서 공부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다. “상반기 취업에 실패해 걱정했지만 하반기엔 ‘할 수 있다’는 주문으로 꼭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는 청춘도 있었다. 박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통해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고 말해준 선배들이 기억난다”며 “메달은 신이 준다는 말이 있는데 ‘할 수 있다’고 외쳤고 누군가 답을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 3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세계 사격사에 새로운 신화를 만든 진종오 선수도 국민들에게 힐링을 줬다. 진 선수는 경기중 9번째 격발에서 6점대를 기록해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특유의 승부사 근성으로 막판 10점대를 몰아치며 마침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6.6점을 쐈을 때, 속으로 욕도 하고 많이 자책했는데 오히려 그게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집중력을 재정비하고 다시 조준선을 정렬해 남은 격발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진 선수 경기 영상은 한 포털사이트에서만 150만명이 넘게 봤다. ‘좋아요’ 수는 6700개를 넘었다. 사람들은 진 선수에게서 ‘실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면 반드시 만회할 수 있다’는 교훈을 찾았다. 트위터 아이디 ‘tcc***’는 “진짜 저력은 코너에 몰렸을 때 드러난다는 걸 배웠다”며 “앞으로 인생의 위기 때마다 진 선수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고 썼다. 또 다른 트위터 아이디 ‘kang***’는 “진 선수가 다음 도쿄 올림픽에서 4연패까지 성공하길 바란다”며 “그때까지 떳떳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 영상을 보며 많은 힘을 얻고 있다”며 “군대나 과거 독재시대 때 억지로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하면 된다’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할 수 있다’고 다짐하는 긍정적 신드롬이라 더 주목된다”고 말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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