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양식장 어류가 폐사하는 등 어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포항시는 지난 11일부터 최근까지 포항지역 17개 육상 양식장에서 바닷물 수온 상승으로 냉수성 어종인 강도리와 넙치 등 16만 8000여 마리의 어류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3억 4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어류 폐사가 늘어나는 것은 냉수성 어종의 서식 적정수온이 13~18도인 데 반해 최근 수온은 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면서 수온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충남 서산의 가두리 양식장에서도 폭염으로 우럭 수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서산시에 따르면 창리 일대 가두리 양식장 10곳에서 우럭 9710㎏가량이 폐사했다. 이들 우럭은 폭염이 이어지면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는 지난달 31일 이후 15일까지 지난 5일을 제외하고 연일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바닷물 수온이 평균 29.7도, 최고 30.1도에 달했다. 피해를 본 10가구 중 8가구는 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2가구는 미가입 상태이며 피해액은 8700만원 가량으로 추산됐다. 서산시는 지난 10일부터 폐사 징후가 나타남에 따라 지난주 현장 점검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폐사체를 인근 가두리에 수거해 보관하고 있다. 서산시 관계자는 “바닷물은 한번 수온이 올라가면 쉽게 식지 않는다”며 “고수온이 계속되면 폐사 피해가 점점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인천 옹진군 영흥도 한 민간 종묘 사업장에서도 넙치 치어 400만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치어 한마리당 단가가 350원 정도여서 1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순식간에 발생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계속된 폭염에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치어가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 치어 양식의 적정 수온은 25~26도 이나 수심의 얕은 연안의 경우 평년 보다 온도 상승폭이 컸다. 그나마 같은 지역에서 넙치와 우럭 등 치어를 양식하는 인천수산자원연구소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치어를 모두 방류해 피해를 막았다.
폭염으로 인해 조업을 앞둔 어민들도 비상이 걸렸다. 남해안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해파리떼가 기승을 부리면서 멸치 조업이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멸치잡이 어선들이 모여있는 경남 통영의 경우 최근 노무라입깃해파리와 보름달해파리떼가 출몰하면서 조업에 큰 차질을 빚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획물의 30%가 해파리다. 한 번 투망에 30분 작업이면 끝날 것을 해파리를 가려내느라 1시간 이상 걸려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일부 어민들은 조업을 잠정 중단했다”고 걱정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27일 보름달물해파리 주의보를 경남 해안 전역으로
[조한필 기자 / 지홍구 기자 / 최승균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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