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정도/사진=서울시 |
조선시대 신권(臣權)의 상징 '의정부' 터가 중건 150년 만에 발굴됩니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경복궁 앞 육조거리 중앙 관청 터가 있던 자리인 세종로 76-14번지 일대 1만5천627.7㎡에 대한 발굴조사를 이달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1400년 정종(定宗)이 처음 설치한 의정부는 1907년 내각 신설로 폐기될 때까지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이 왕을 보좌하며 6조 업무 등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 최고의 정치기구였습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육조대로 주요 관청 터에 정부종합청사, 미국대사관,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고층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의정부 터는 1865년 중건 이후 일제강점기 경기도청 등이 들어섰지만, 지하·중층 건물 신축이 거의 없이 지하 유구 보존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의정부 터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과 관광버스 주차장, 도로 등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시는 내년 10월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주관으로 의정부 터 유구·유물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발굴현장에는 개방형 펜스를 설치해 시민 누구나 발굴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공개합니다. 정기적으로 '생생 설명회'를 열어 발굴과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발굴조사에 앞서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진행한 '의정부 터 정비 및 활용방안 종합학술연구' 결과 의정부 터 발굴 기대감은 더 커졌습니다.
연구를 통해 의정부 주요 건물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당시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근무처였던 '정본당'(政本堂) 모습을 사진을 통해 최초로 고증하고, 의정부 후원 정자가 1925년 장충단공원으로 옮겨진 사실도 새로 밝혀냈습니다.
또 의정부를 비롯한 당시 관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건축 구성인 '외삼문·외행랑-주요건물-연못·정자가 있는 후원'을 확인하고, 의정부 주요건물 3채의 규모와 배치 등도 고증했습니다.
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의정부가 관청 가운데 가장 높은 격식을 자랑하는 건축물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 필지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육조대로와 접한 의정부 전면이 세종대로 아스팔트 아래 묻혀있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2013년 공원 내 조형물 설치를 위해 부분발굴을 한 결과 의정부와 관련이 큰 유구·유물이 출토돼 문화재청에 보존한 바 있습니다.
시는 발굴조사를 통해 유구와 유물의 실체를 확인하면 학계 전문가, 문화재청, 시민 등 의견을 수렴해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2012년 시가 수립한 '4대문안 문화유적 보존방안'에서 경관 회복의 핵심대상으로 꼽았던 육조대로의 중앙 관청 터를 본격적으로 발굴조사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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