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민족 저항 3대 시인 중 한 명인 이상화(1901∼1943) 시인의 유품을 무더기로 훔쳐 판매한 8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4일 이상화 시인의 서신 등 유품 1만여 점을 훔친 혐의(절도)로 A(8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A씨에게 유물을 사들여 문화재 매매업자에게 넘긴 고미술품 수집가 B(61)씨와 이를 보관해 온 매매업자 C(49)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13년 3월 24일 이상화 선생의 큰아버지 고택 창고에서 유물 1만 1263점을 빼돌려 B씨에게 단돈 200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족시인의 역사적 유품을 1점당 200원 가량만 받고 빼돌린 셈이다. 기초수급대상자인 A씨는 45년간 이상화 선생의 큰아버지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했다. 이 선생은 유년시절 아버지가 타계해 큰아버지 밑에서 자라 그의 유물 상당수는 큰아버지 집에 보관돼 있었다.
조사 결과 B씨는 이 선생의 유품을 200만원에 사들인 후 이를 다시 C씨에게 3600만원에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범행은 고택에 보관 중이던 유품이 고미술품 시장에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안 이 선생의 친척이 경찰에 신고해 들통났다. 경찰 관계자는 “항일운동 정신이 담긴 사료가 음성거래로 사장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 출생인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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