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콜레라 환자가 경남 거제에서 발생했다. 지난 22일 확인된 첫번째 환자와 25일 확인된 두번째 환자는 모두 거제에서 회를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콜레라의 지역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25일 질병관리본부는 경남 거제에 사는 B씨(73·여)가 콜레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4일 마을 사람이 잡아온 삼치를 같은 마을 사람들 11명과 함께 회로 먹은 뒤 설사 증세가 나타났다. B씨는 설사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이틀 뒤인 17일 경남 거제시 M병원에 입원해 진료를 받았다. 21일부터 증상이 호전됐고 24일에 퇴원했다. 함께 회를 나눠먹은 마을 사람들에게는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광주에 사는 첫 번째 환자 A씨(59)도 경남 거제를 여행하면서 점심으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 저녁으로 전복회와 농어회를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A씨와 B씨가 ‘거제도에서 회를 먹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역학적 관련성이 없어 방역 당국은 감염경로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씨는 횟집에서 회를 먹었지만 B씨는 마을 주민이 직접 잡아온 생선을 먹었다. 유통 과정에서 생선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방역 당국이 해수 오염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질병관리본부 곽숙영 감염병관리센터장은 “거제 지역의 수산시장, 횟집, 수족관은 물론 해수가 오염됐는지도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환자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지 않던 새로운 유전자형이라는 점도 대책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첫 환자에게서 분리한 콜레라균은 ‘O1’ 혈청을 지니고 독소 유전자를 보유한 ‘엘토르’(El Tor)형이며, 독소 유전자 지문 분석(PFGE) 결과, 현재까지 국내 환자에서 보고된 유전형과는 일치하지 않았다. 두 번째 환자에게서도 같은 ‘O1’형의 ‘엘토르’ 콜레라균이 확인됐으며, 현재 독소 유전자 지문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두 환자의 유전자 지문이 다를 경우엔 산발적인 콜레라 발생으로 볼 수 있지만 유전자 지문이 일치할 경우에는 지역확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콜레라가 대유행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식수 오염으로 콜레라균이 퍼질 가능성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