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 필요성 대두…北 SLBM 위협 대비책
↑ 핵잠수함 SLBM/사진=MBN |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우리 해군도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은밀하게 움직여 기습 타격하는 잠수함 특성상 일단 기지를 빠져나와 잠항하고 나면 이를 찾아내기가 불가능에 가까워서 이를 방어하는 최선의 방법은 적의 기지를 24시간 감시해 유사시 선제 타격하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수중작전이 가능한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입니다.
기존의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 충전용 산소 공급을 위해 수시로 수면으로 부상해야 하는데, 이런 '스노클링' 과정에서 적에게 발각돼 격침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의 SLBM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핵추진 잠수함이 배치돼 북한의 잠수함 기지 동향을 계속 살피는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도 과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3년 4천t급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을 비밀리에 추진했지만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중단했습니다.
당시 이 계획에 참여했던 문근식 국장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이 보도됐던 당시 누구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우리 스스로 사업을 접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 당국은 현재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성에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여러 여건상 당장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군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능력을 상당 부분 갖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잠수함용 소형 원자로 제조 능력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제는 원료로 쓰일 농축우라늄을 어떻게 확보할 것이냐"라고 말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에는 20∼90%로 농축된 우라늄이 원료로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전무합니다. 작년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미 양측이 서면 약정을 체결하면 미국산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할 수 있지만, 미국이 용인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원자력협정 자체가 '평화적 이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협정문에도 "어떠한 군사적 목적도 포함하지 아니한다"라고 명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장 농축우라늄을 수입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문근식 국장은 "20% 농축우라늄은 국제적으로 상용으로 거래된다"면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적 문제를 극복한다 해도 국제정치적 변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은 차치하고라도 미국이 선뜻 이를 용인할 지도 미지수입니다.
일단 농축우라늄을 군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면 다음 단계로 핵무장을 추진할 가능성을 우려해 반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핵추진 잠수함
문근식 국장은 "기술적 측면만 따지면 우리 군은 2∼3년 뒤에는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결심"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