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강원도 원주의 사는 젊은 부부가 경기도 분당의 한 식당에 2살·5살 남매만 두고 사라진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부모는 내 아이가 아니라며 발뺌했지만, 결국 아이들은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과연 어린 남매는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인데요.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추 기자!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밥을 먹으러 왔다가 아이만 두고 부모가 사라졌다는 게 사실인가요? 믿어지지가 않는데요.
【 대답 】
지난달 27일, 토요일 오후 7시쯤 경기도 분당의 한 식당에 20대 젊은 부부가 2살 난 딸과 5살 된 아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1시간 정도 식사를 했는데, 아빠 24살 오 모 씨가 먼저 일어나서 계산하고 나가 자신의 차를 타고 사라졌습니다.
엄마도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고는 아이들에게 "아빠 찾아서 올게"라는 말을 남기고는 식당 밖을 나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 질문 2 】
조금 전 영상을 보니까 2살 된 딸이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기도 하던데요.
어린 남매는 어떻게 됐나요?
【 대답 】
엄마·아빠가 나가고 둘만 남게 됐는데, 울지도 않아서 부모가 아이들만 두고 갔다는 사실을 식당 관계자도 몰랐다고 하는데요.
옆 테이블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 인터뷰 : 식당 관계자
- "옆 테이블 손님이 이야기해서 파악했고요. 모르다가. 한 10분 정도 부모를 기다렸는데, 안 와서 경찰에 신고했죠. (아이들이) 울지도 않고 잘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부모가 아이를 버리고 갔다는) 판단을 못 했죠."
【 질문 3 】
출동한 경찰이 부모에게 연락했다고 하던데, 통화 내용이 충격적이라면서요?
【 대답 】
경찰이 CCTV에 포착된 차량을 조회해 부모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엉뚱한 이름을 대면서 "내 아이가 아니다"라고 발뺌했고,
아빠는 "아이 엄마에게 남매를 맡겼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아빠는 '애 엄마한테 (남매를) 맡겼고, 자기는 손을 뗐다'는 식으로 말하고. 엄마는 전화하니까 '자기는 그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다'라며 전화를 끊어 버리시더라고요. (경찰 생활 15년 만에) 이런 신고는 제가 상상도 못해봤습니다."
【 질문 4 】
부모가 아이를 찾으러 올 마음이 없어 보이는데, 경찰이 수사에 나서겠다고 하니까 아빠가 왔다면서요?
【 대답 】
경찰이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동 유기사건으로 수사하겠다"고 말하자 아이 아빠가 4시간이 지나서야 아이를 데리러 왔습니다.
그런데 몇 시간 만에 아빠를 본 아이들은 전혀 반가워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 인터뷰 : 경기 분당경찰서 관계자
- "10대 후반에 이분들이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았어요. (아이 아빠 진술로는) 무책임하게 엄마가 자꾸 가출하고 집에도 안 들어오고 하니까. 밥 먹으면서 거기서 다툼이 있었데요. 식당 종업원 말에 의하면."
하지만, 아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강원도 원주에 사는데, 굳이 분당까지 밥을 먹으러 왔다는 게 석연치 않습니다.
【 질문 5 】
보통은 모성애, 부성애가 있는데, 아이들이 잘 클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대답 】
제가 직접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 장환덕 / 경기 부천 오정동
- "전화한 경찰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얼른 찾아가고. 죄송하다 사과 드리고. 내 아이들 보듬어 안아주고 감싸주고 미안하다고 해야죠. 원래 근데 그렇게 하실 분들이면 그렇게 하지도 않았겠죠. 어떻게 자기 자식을 부정해요?"
▶ 인터뷰 : 구병옥 / 경기 성남 분당동
- "너무나 황당하고 답답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되고. 어떤 이유든 간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거죠."
▶ 인터뷰 : 이명실 / 경기 수원 이의동
- "아이들이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엄마·아빠가 갑자기 없어졌는데. 그런 부모들은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 법이 마련됐으면 좋겠고, 그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도…."
【 질문 6 】
추 기자! 경찰이 이들 부부에게 아동 학대와 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던데요.
혹시 아이들은 잘 지내고 있나요?
【 대답 】
이들 부부가 사는 지역 경찰서에서 수사한다는 소식을 듣고 후속 취재를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조사 전이라 아쉽게도 아이들의 근황은 전해들을 수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강원 원주경찰서 관계자
- "사건은 분당(경찰서)에서 조사하는데, 발생지가 그곳이기 때문에. 조사만 여기서 대신 받아주는 거에요. 부모가 분당(경찰서)에서 조사를 안 받고 원주(경찰서)에서 받겠다고 그래서. (부모가) 확실하게 지금 잘못은 했지만, 그게 과연 학대 행위에 해당하는지 안 되는지는 좀 확인해봐야…."
경찰의 수사가 조금 늦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 인터뷰 : 백성문 / 변호사
- "식당 주인의 진술로는 아이들이 엄마·아빠가 떠났는데 전혀 당황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하거든요. 혹시 그전에 있었던 학대로 이런 게 아닌지. 이런 여부들을 수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엄마 아빠가 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고 당황하는 게 보통 아이들일 텐데요. 울지도 않았다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몇 시간 만에 아빠가 왔는데도 반가워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많은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요.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뉴스추적 추성남기자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