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24일 갤럭시노트7의 충전 중 발화사건이 터졌습니다.
고동진 /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판매를 중단하고, 구입시기와 관계없이 갤럭시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 드리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모든 제품을 신제품으로 교환 또는 환불해주고, 교환 대기 기간동안 대체폰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간 업계에서 보지 못했던 이례적인 조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국에선 좀 부족했나 봅니다.
먼저 지난 4일 소비자단체가 일어났습니다.
미국은 기업이 리콜조치를 결정할 때 소비자 제품 안전위원회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삼성전자가 발표한 리콜조치는 공식적인 입장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이어지는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위원회의 결과를 기다려야했죠.
그러던 중 현지시간으로 5일 미국 플로리다에선 차량이 전소했고, 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차고 화재사건이 났습니다.
모두 차량에서 갤럭시노트7을 충전중이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7일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7이 공개됐고, 다음날인 8일 미국 연방항공청은 항공기 내에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사용은 물론 충전도 하지말것을 권고하기에 이릅니다.
자, 하나하나 문제를 살펴볼까요?
첫번째는 삼성전자가 이미 문제를 시인하고 책임조치를 취했음에도 사실상 사용금지 조치를 내렸고.
두번째, 지난 5일과 7일에 일어난 사건을 보도한 시점이 8일. 그러니까 아이폰7이 발표된 바로 다음날인데, 이건 의도적으로 애플의 신제품 출시에 맞춰 이 사건을 보도한게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휴대전화와 화재의 관련성도 명확히 나온 게 없으니까요.
사실, 아이폰7은 출시도 전에 혹평이 이어졌습니다. 아이폰7은 사실상 애플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될만큼 중요한 제품인데 말이지요.
보시다시피, 지난 3분기 애플의 매출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갤럭시노트7을 교환해 주겠다는데도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리콜이 늦어진다면 그만큼 갤럭시노트7에 대한 충성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아이폰이나 다른 제품을 사겠죠.
삼성의 발은 묶고, 애플엔 날개를 달아준다. 자, 이쯤하면 미국의 자존심인 애플의 위기를 미국 정부가 막아주려고 한다는 해석은 너무 비약한 걸까요.
지난 2006년 이상과열을 일으킨 소니 배터리 사태, 그리고 지난 2009년 도요타 급발진 사건 당시 미국은, 정부는 물론 의회·미디어까지 총동원돼 두 기업을 맹공격 했고, 960만 개의 제품을 리콜하게 된 소니는 결국 올해 7월 리튬이온전지 사업부 매각을 발표했습니다. 도요타도 900만 대의 리콜조치 후 매출이 급감했고, 이후 미국 기업인 GM포드의 매출이 올랐지요.
최근 각국은 앞다퉈 보호 무역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명확한 근거도 없이 비난과 꼼수로 타국 기업에 손해를 주는 건 더 이상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간의 문제로 여길 수밖에 없죠.
이제 우리 정부도 자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나서야 할 때 아닐까요.
참고로 전 지금 삼성이라는 한 기업을 편드는 게 아닙니다. 얼마 전 포스코 등 한국의 철강기업들이 엄청난 반덤핑 관세를 물었죠. 삼성, 포스코, 이 정도로 끝날 것 같지 않아서 드리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