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도 경주시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문화재인 첨성대와 불국사 등 주요 문화재는 다행히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현대식 건물과 주택이 부서질 정도의 강한 충격에도 첨성대와 불국사가 피해를 입지 않은 건 바로 신라인들의 지혜가 숨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우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1,400년 전에 지어진 국보 제31호 첨성대가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특히 최상단부 우물정 자 모양 정자석은 좌우로 크게 흔들립니다.
가뜩이나 북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던 첨성대인지라 지진 피해가 우려됐습니다.
▶ 인터뷰 : 박정대 / 첨성대 관리 직원
- "첨성대의 근무자로서 첨성대가 흔들리거나 파손이 되지 않았을까,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됐습니다."
하지만, 국립문화재연구소가 긴급 점검을 벌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첨성대는 보시는 것처럼 돌 틈이 조금 벌어진 것 외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요, 여기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첨성대는 한쪽이 지진파를 받으면 약간의 틈을 두고 둥근 원형 모양으로 쌓은 사각형의 돌들이 좌우로 밀착하면서 충격을 흡수하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덕문 /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연구실장
- "원형으로 돼 있기 때문에 360도 대칭 형태입니다. 평면상으로 그래서 이런 구조는 지진이나 이런 거에 견딜 수 있는 성능이 대단히 뛰어난…."
특히 건축 당시 바닥을 1.5m 이상 파고 그 안에 모래와 자갈을 다져 넣어 큰 규모의 진동을 견디도록 했습니다.
1,200년 간 지진을 견뎌온 국보 제24호인 불국사 역시 대웅전 일부 기와가 파손됐지만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비탈진 곳에 돌을 쌓아 건물을 올린 불국사는 돌기둥이 땅과 건물 사이에 지진파를 흡수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보탑도 석재 난간 일부가 파손되긴 했지만 큰 피해가 없었던 건 1천 년 전 신라인의 지혜가 담긴 내진 설계 덕분이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편집 : 백재민 기자
이도윤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