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야간개장 입장을 위해 암표 거래는 물론 관람을 위한 갖가지 꼼수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3일 인터넷 중고거래 전문 사이트에서는 오는 24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실시되는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을 구하고 판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누군가 “25일 티켓 4장 양도”, “입금 순으로 팔아요”, “가격은 알아서 쪽지 주세요” 등으로 글을 남기면 입장권을 구매하려는 측에서 “쪽지 드렸어요. 진짜 필요합니다”라거나 “경복궁 밤에 진짜 보고 싶어요” 등의 댓글을 남겨 거래가 이뤄지는 식이다. ‘암표 거래’다.
지난 21일 실시된 경복궁 야간개장 예매가 순식간에 매진된 후부터 암표 거래는 더욱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3000원짜리 입장권 가격은 암표 시장에서 이미 3만~4만원대까지 뛴 상태다.
암표 거래가 성행하자 문화재청 산하 경복궁 관리소는 현재 직접 중고거래 전문 사이트 등에 댓글을 달며 경고에 나섰다. 웃돈을 주고 야간 특별관람권 등을 매매하는 행위는 경범죄에 해당,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하지만 개인들 간 은밀히 이뤄지는 암표 거래다보니 단속이 쉽지만은 않다.
일부에선 현장구매 대상을 이용한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현재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 현장구매는 만65세 이상 노인이나 외국인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평소 알고 지내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현장에서 입장권을 대신 구매하게 한 후 실제 경복궁을 관람할 사람에게 건네는 식이다.
한복을 입으면 인터넷 예매를 안 해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는 말에 ‘한복 꼼수’ 역시 등장했다.
예를 들어 남자 관람객이 어우동 차림의 한복을 입거나 청바지에 저고리만 입은 채 나타나 한복을 입었으니 공짜로 경복궁에 들어가게 해달라는 것이다. 여자 관람객들은 저고리 없이 노출이 많은 원피스형 한복만 입고 나타나 무료 관람을 주장한다.
경복궁 관리소는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인터넷 예매를 하지 못한 내국인 사이에서 한복 꼼수 사례가 늘자 아예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내놓기까지 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한복의 저고리는 여미는 깃 형태여야 한다. 하의는 여성의 경우 통치마, 풀치마 등 형식 제한은 없다. 하지만 과도한 노출은 제외된다.
남성은 반드시 한복바지 형태에 준하는 바지여야 한다. 여성이 저고리와 남자한복 바지모양을 착용하거나 남성이 저고리와 치마를 착용한 경우도 한복 착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경복궁 관리소 측은 “한복착용자 무료 관람은 한복의 세계화와 대중화를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그러한 취지에서 봤을 때 (외국인 등 관람객들이) 잘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당장의 무료 관람만을 노리고 (한복을) 제대로 입지 않고 온 사람들은 입장 제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경복궁 야간 관람은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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