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우조선 회계부정 묵인한 안진 수사 본격화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칼날이 회계감사를 맡았던 딜로이트안진(안진)을 향하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최근 안진의 감사본부 소속 회계사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안진이 대우조선의 분식회계를 묵인해 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다.
안진은 대우조선이 분식회계를 저지른 2013~2014년 회계감사를 맡았지만 매년 ‘적정’ 감사의견을 냈다.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지난 3월에야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원 가운데 약 2조원을 2013·2014년 재무제표에 각각 반영했어야 한다’며 회사 측에 정정을 요구했다. 대우조선은 이를 수용해 2013∼2015년 각각 7700억원, 7400억원, 2조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재무제표를 수정 공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회계법인에서 상장사의 회계 사기를 묵인한 혐의와 관련된 수사는 회계라는 전문적 영역과 관련돼 대단히 난도가 높은 수사로 전례도 거의 없다”면서도 “이번 회계법인 수사는 대우조선 사건의 본질적 부분 중 하나이므로 최선을 다해서 사실관계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대우조선과 안진은 검찰 수사와 별개로 분식회계 진상을 규명하는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를 받고 있다. 두 회사는 대우조선이 뒤늦게 손실을 반영한 것에 대해 고의적인 회계부정이 아니라 회계의 기술적인 실수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