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올 초부터 시작된 고속도로 터널 공사 때문에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농업용 저수지는 흙탕물 천지로 변했고, 마을 주택 곳곳이 금이 가고 비틀어졌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50년 동안이나 농업용 용수로 사용하고 있는 경남 밀양의 한 저수지.
걸쭉한 초콜릿 우유를 풀어놓은 것처럼 흙탕물 천지고, 곳곳에 부유물이 보입니다.
불과 20m 떨어진 곳에서 고속도로 터널 공사로 토사가 흘러내렸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농업용 저수지는 보시는 것처럼 오탁방지막을 설치했지만, 흙탕물 천지로 변했고, 흙탕물이 쏟아지는 배수로 입구는 이처럼 토사가 쌓여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수질을 조사한 결과 부유물질이 일반 강물보다 20배 이상 높았습니다.
▶ 인터뷰 : 마을주민
- "안에 잉어는 기본이고 미꾸라지, 새우 다 살았지. 지금은 펄 물인데 살겠어요?"
피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터널을 뚫기 위한 발파가 마을을 흔들면서 주택 곳곳에 금이 갔고,
▶ 인터뷰 : 황성수 / 마을 주민
- "상당히 진동이 심했죠. 이러다가 집 무너지겠다."
실제 3년밖에 안된 새집은 비틀어졌습니다.
▶ 인터뷰 : 안광서
- "발파 때문에 창문이 틀어져서 문이 안 닫히는 거라."
특히 최근 경주 지진까지 겹치면서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 "계속해서 울리다 보니까 금이 가 있었는데 이번에 지진이 오면서 무너졌어요."
공사업체는,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발파 작업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하지만 2020년까지 이어지는 공사로 인해, 마을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