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수능] 등급컷 예상, 국어 92, 수학 나형 87, 영어 93…돌아온 불수능
↑ 2017 수능 등급컷/사진=MBN |
17일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5학년도 수능 때 '물수능' 논란 속에 수험생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는 등 최근 수년간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됐던 탓에 상대적으로 '불수능'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입시업체들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어려운 수능"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특히 수험생은 물론 현직 교사와 입시업체들까지 국어가 까다로웠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여 계열을 가리지 않고 국어 영역이 당락을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인문계에서는 국어 외에 수학이, 자연계에서는 영어 영역에서 변별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1등급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국어 외에 고난도 문항이 늘어난 수학 영역이 변수라는 예상도 나옵니다.
◇ 지문 길어진 국어에 체감 난도 상승
올해부터 문·이과 통합형으로 출제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는 어려웠으나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동대부속여고 김용진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는 조금 어렵게,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난이도로 분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은 확보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가 어려웠던 만큼 그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면 시험장에서 느낀 체감 난도는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문 하나가 최대 2천600자에 이를 정도로 길어진 데다 지문당 문제수도 늘어나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충암고 윤기영 교사는 "지문이 상당히 길어진 만큼 상대적으로 수험생들이 문제 푸는데 시간 부족 현상이 있었을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시험을 본 수험생들 역시 긴 지문을 읽느라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지문당 문제수도 많아 힘들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문·이과 국어가 통합되면서 비문학 과학제재 문항에서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어느 정도 강세를 보이느냐가 1등급 커트라인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입시업체들은 1등급 커트라인을 원점수 기준 91∼92점으로 예상했습니다.
◇ 수학 "고난도 문항 늘어 상위권 변별력 더 커져"
수학 영역은 현장 교사와 입시업체 간 난도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 두 차례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분석하면서 열심히 한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입시업체들은 가/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과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문과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나형은 새로운 유형의 문항과 어려운 문항이 늘어나면서 중위권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가 크게 상승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의 남윤곤 소장은 "난도가 높은 문제가 3문제 정도 출제됐던 것과는 달리 나머지 27개 문항도 다소 어려운 문제들이 출제돼 평소 쉬운 문제를 접했던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문제풀이 시간이 많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보는 가형 역시 한눈에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 고난도 문제가 예년 3개 수준에서 올해는 4개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교사들과 입시업체들 모두 최상위권 수험생의 변별력이 커졌을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합니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예년보다 고난도 문항이 늘어 상위권 변별이 용이할 것"이라면서 "평균적으로 비슷하지만, 그동안 만점이나 1문제 정도 틀렸던 학생들이 고난도 문제 중 몇 개나 해결하느냐에 따라 구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수학 나형의 경우 수험생 사이에서 대체로 6, 9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도 나왔습니다.
입시업체들이 예상한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가형 88∼93점, 나형 87∼92점입니다.
◇ 영어, 교사 "지난해와 비슷" vs. 입시업체 "체감 난도 높아"
지난해 '쉬운 영어' 예상을 깨고 어렵게 출제됐던 영어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게 중평이지만 체감 난도를 두고는 다른 분석이 나옵니다.
교사들은 상위권 변별을 위한 2∼3문제가 출제됐지만, 나머지는 EBS 연계율을 볼 때 체감상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상위권 변별력은 있었다"면서 "EBS와 연계되지 않은 33번과 34번 문항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지 전체를 놓고 볼 때 다른 문항은 어렵다는 느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입시업체들은 EBS 교재 지문이 그대로 나오지 않고 지문의 소재만을 활용해 EBS 연계를 체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이사는 "지문 내용 이해 자체가 어려웠고 수험생 입장에서는 EBS 연계를 체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준비했던 학생들은 큰 낭패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소장도 "구문이 어려운 문장이 많았고 평소 알고 있는 어휘 뜻이 아닌 또다른 뜻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아 해석이 어려웠고 선택지도 어려워 체감 난도는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1등급 컷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더라도 그 이하 등급에서는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학생들 역시 빈칸에 단어 넣기 등의 문제가 어려웠고 지문 해석도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입시업체들은 영어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 93∼94점으로 예상했습니다.
◇ 변별력 높아지며 수시 수능 최저기준 충족자 줄어들 듯
충암고 윤기영 교사는 "특히 지난해보다 올해는 수학 가/나형 모두 정시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올해는 국어·수학·영어 모두 상당히 변별력 있게 출제돼 최상위권의 정시 지원에서 혼란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잠실여고 안연근 교사 역시 "지난해에는 주로 국어와 탐구가 변별력이 있었다면 올해는 전 영역에 걸쳐 변별력을 확보했다"면서 "올해 정시 지원에는 큰 혼란이 없을 것이며 지난해와 다르게 전 영역에서 골고루 점수를 받은 학생이 정시 지원에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만기 소장은 "재학생들보다 재수생들의 득점력이 높을 것으로 보여 정시 모집에서 다른 해보다도 재수생들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수능 변별력이
이에 따라 입시업체들은 일단 가채점 후 기준 충족 여부를 가늠하고 가채점 기준 예상 등급컷 차이가 크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대학별 고사에 임하는 전략을 세우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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