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 3명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30대 남성이 한국-필리핀 경찰 공조로 현지에서 검거됐다.
18일 경찰청은 지난달 필리핀에서 발생한 한인 3명 피살사건 피의자 박 모씨(38)가 17일 필리핀 이민청에 검거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1일 필리핀 앙헬레스 인근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A(48)·B(49·여)·C(52)씨를 총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필리핀에서 근무하는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담당 경찰관) 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국내에서도 과학수사 전문가 등 수사 지원인력 4명을 파견해 현지 경찰 수사를 지원했다. 현지 한국 수사인력은 피해자들이 묵은 건물을 감식하던 중 음료수 캔에서 지문을 채취, 박씨 등 2명의 지문임을 확인했고 국내에서 다단계 유사수신 투자사기에 가담했다가 필리핀으로 도피한 피해자들이 현지에서 박씨를 만나 함께 지낸 정황도 포착했다. 또한 경찰은 피해자들이 현지 카지노에 투자한 7억원을 박씨가 인출한 뒤 도주하면서 자신의 차량을 처분한 사실까지 확인하고 사건 발생 3일 만에 그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17일 오후 11시께(현지시각) 박씨가 마닐라의 한 콘도에 은신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현지 이민청과 합동작전을 펴 박씨를 검거했다.
범행 동기 등 수사는 현지 경찰이 담당한다. 경찰은 필리핀 내 사법절차가 끝나는대로 박씨의 한국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 경찰은 박씨에 대한 조사 상황에 따라 그와 공범으로 지목된 김 모씨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국내에 거주하는 김씨를 지난달 19일 긴급체포했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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