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6시께 경남 창원시 창원광장에서 열린 4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가족, 학생 등 시민들이 촛불과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했다. [사진=최승균 기자] |
19일 오후 5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청 앞 창원광장. 4차 촛불집회가 열린 창원광장 잔디밭 한켠에는 팔짱 낀 연인들, 중절모를 쓴 노인, 유모차 끌고 나온 부부 등 시민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깔고 앉아 촛불과 ‘박근혜 퇴진’이라는 종이피켓을 들고 사회자의 구령에 맞춰 함성을 질렀다.
이날 창원에서 열린 시국대회는 400여개의 진보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주최했다. 야권과 진보시민단체 주도의 촛불집회였지만 상당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6시가 넘어서면서 인파가 크게 몰려들었다. 행사 시작에는 2000여명에 불과하던 인파들이 6시가 넘어서면서 1만여명(주최측 추산)이 몰려 광장의 절반 가량을 채웠다. 경찰은 이날 45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그동안 앞서 3차례에 걸쳐 열린 시국대회보다도 더많은 인파가 모여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당초 창원광장은 창원시에서 선례가 없다며 광장 사용 불허방침을 내렸으나 이날 특별히 출입 제재를 하지는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촛불집회에 참여한 황영미(40·창원 성산구)씨는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것 아닌가. 나라운영하는데 대통령과 인연이 있었다 해서 특혜를 주고 특혜를 받은 사람들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나라가 정상화되는데 일조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집회장에는 수능을 마친 학생들도 상당수 눈에 띄였다.
박경민 (17·함안고 1학년)군은 이날 무대에서 나서 “오늘 이자리에 한가지 이유로 모두들 모이셨다”며 “국민이 국가이고 국민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면 해야한다. 국민들이 새로운 국가를 이끌 지도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가면을 쓴 두명의 여성이 나선 콩트에서는 그동안 박대통령 뒤에서 ‘개성공단 폐쇄’, ‘’통합진보당 해산‘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최순실이 뒤에서 말한대로 박 대통령이 따랐다는 다양한 풍자를 하면서 청중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영남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오늘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치심과 분노로 나섰다”며 “대한민국은 최순실 박근혜와 이들 범죄를 비호하고, 방관하는 자들의 것이 아니다. 박근혜를 하야시킬 때까지 단결하고 연대하며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광장 행사를 마친 뒤 오후 7시30분부터 중앙사거리로 두개로 대오를 나눠 1시간 가량 촛불행진을 하기도 했다.
경남에서는 이날 창원 뿐만아니라 진주, 김해,양산, 거제, 거창, 사천, 의령, 창녕 등 모두 9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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