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SK 압수수색에…'오락가락' 면세점 정책 관심

롯데·SK 압수수색에…'오락가락' 면세점 정책 관심

↑ 롯데·SK 압수수색/사진=연합뉴스

검찰이 면세점 사업과 관련해 24일 롯데와 SK그룹을 압수수색하면서 지난해부터 면세점 제도를 둘러싸고 이어진 당국의 '갈지자'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롯데와 SK는 지난해 11월 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당국의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으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두 기업과 함께 기획재정부, 관세청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정부의 면세점 제도 개선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면세점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대기업들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다툰 이른바 '면세점 대전'은 지난해 두 차례 펼쳐졌습니다.

먼저 지난해 7월 정부는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 시내면세점을 추가했습니다.

당시 경쟁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그룹 계열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승리했습니다.

롯데와 SK, 신세계디에프, 현대디에프, 이랜드 등은 탈락했습니다.

7월은 신규특허 취득 경쟁이었지만 2차 '면세점 대전'으로 불린 11월은 특허 재발급이 걸려 있었습니다.

특허 재승인에 실패하면 영업하던 기존 면세점의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에 탈락의 충격은 1차와는 비교할 수 없이 컸습니다.

이 심사에서 롯데는 소공점 특허는 지켰지만 월드타워점 특허 재승인에 실패했고,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을 잃었습니다. 대신 신세계와 두산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당시 결과를 두고도 많은 뒷말이 나왔습니다.

국내 1위 업체 롯데가 월드타워점을 잃은 것은 자체 경쟁력보다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분쟁으로 인한 여론 악화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이 탈락하면서 23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게 됐습니다.

기존 사업자들의 탈락으로 투자비용에 대한 손실, 고용 불안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5년 주기' 면세점 특허 재심사 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면세점 대전'의 후유증 속에 당국은 제도 개선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면세점 특허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면세점 정책으로 업계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시내면세점 추가를 둘러싸고 기업별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이 고조됐습니다.

시내면세점 추가 움직임에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등 신규 사업권을 따낸 사업자들은 강력하게 반대했습니다.

신규 면세점이 시장에 자리 잡기도 전에 또 다른 특허가 발급되면 업계가 공멸한다는 논리였다.

신규 면세점 사장단은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 단체로 참석해 시내면세점 신설에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우려를 전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이 시내면세점 추가 근거로 제시한 관광객 증가 통계 자료에 오류가 발견돼 전년 통계로 대체하면서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결국 정부는 지난 4월 29일 중소·중견기업 몫 1곳을 포함해 서울 시내면세점을 4곳을 추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장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시내면세점 추가 결정이 롯데와 SK에 다시 기회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관세청은 지난 6월 3일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를 냈고, 10월 4일 마감 결과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 5곳이 신청서를 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