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회장 9개월만에 항소심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등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조석래 효성 회장(81)과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47)의 항소심이 9개월 만에 열렸다.
30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시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과 조 사장의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했다. 지난 2월 12일 사건이 배당된 지 무려 9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이날 항소심 일정이 늦어진 데 대해 “그 동안 공소사실에 대한 추가 자료가 검찰과 변호인 측으로부터 제출되지 않았고 특히 관련 행정소송이 4건이나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세포탈 액수를 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행정소송 선고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두 번째 재판도 행정소송 선고 이후인 1월 18일로 잡았다.
재판부는 그 동안 조 회장 측이 세금에 불복해 낸 행정소송 결과를 지켜보기 위해 기일 지정을 미뤄왔다. 서둘러 항소심 판결을 내리면 대법원에서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형사사건이 파기환송될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앞서 1심은 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상당 부분을 무죄로 봤지만,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총 1358억원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조 회장 측은 1심 도중 과세당국을 상대로 과세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이끌어내려면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무죄까지 다퉈야 하기 때문이다.
조세포탈 혐의가 유죄가 되려면 ▲납세자가 세무 당국이 부과한 세금을 내지 않았고 ▲세금을 내지 않고자 부정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애초부터 세금이 잘못 부과된 거라면 ‘원인 무효’가 돼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김윤진 기자 / 박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