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에 가려면 차로 30분 이상을 나가야 하는 마을이 전국의 60%가량으로 집계됐다. 의료복지 확대 차원에서라도 ‘원격의료’ 도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로 30분 이상 거리에 종합병원이 위치한 마을은 전국 3만6792개 마을 가운데 59.2%인 2만1789곳이었다. 20~29분 거리에 종합병원이 있는 마을도 7370개(20.0%)였다. 10분 거리 미만에 종합병원이 위치한 농.어촌 마을은 1574곳(4.3%)에 불과했다.
병·의원이나 한의원, 보건소, 약국의 경우는 종합병원보다는 접근성이 나았다. 10분 이내로 병·의원 또는 한의원에 갈 수 있는 마을은 전체 1만1604곳(31.5%)으로 나타났다. 10분 거리 안에 보건소나 약국이 있는 마을도 각각 44.6%(1만6411개), 38.9%(1만4325개)였다.
정부는 의료 접근성과 편의성을 증대하기 위해 원격의료 도입에 적극적이지만 정책 추진은 더디다. 의료계 내부의 엇갈린 의견과 ‘의료 민영화’ ‘영리 병원 등장’ 등을 우려하는 주장에 국회에서 관련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들이 19대 국회 때부터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한 2017년 예산안 중 원격의료 항목도 당초 정부가 신청한 것보다 크게 깎였다. 정부는 당초 25억72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국회는 여기서 10억7700만원을 줄인 14억9500만원을 확정 의결했다.
김건훈 보건복지부 원격의료추진단 기획제도팀장은 “병·의원 같은 1차 의료기관에 가려해도 버스 등의 교통 수단을 여러 번 갈아 타야만 하는 도서벽지가 531곳에 이른다”며 “이런 지역은 의사나 간호사 같은 의료인들이 당장 파견을 나간다 해도 할 수 있는 진찰이나 진료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전남 진도군 관매도는 이처럼 의료 복지가 낙후한 지역이다. 관매도 주민들은 감기 등 사소한 질병에 걸려 병원에 가려면 1박 2일에 걸쳐 배를 타고 의료기관이 소재한 진도로 나와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관매도 보건진료소에 간호사를 파견하고 진도군 내 병·의원 1곳과 함께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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