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국정농단 비선실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 등에 대한 형사재판 방청권 80여장을 추첨을 통해 일반인에게 배부한다. 19일 첫 재판을 앞두고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만큼 방청객이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3일 “일반 국민들에게 평등하게 방청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응모를 받아 추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응모는 16일 금요일 오후 2~ 3시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3별관 1호 법정에서 한다. 직접 본인의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을 지참하고 출석해 응모권을 작성하면 된다. 대리 응모나 이중 신청은 불가능하다. 추첨 결과는 같은 날 오후 3시30분 현장에서 발표한다.
19일 재판은 두 차례에 걸쳐 열린다. 오후 2시 10분에는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구속기소)·정호성 전 제1부속비서관(47·구속기소)을 피의자로 하는 재판이 열리며, 오후 3시에는 차씨와 그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판이 열린다. 한 장의 방청권으로 두 재판 모두를 볼 수 있다. 다만 이날은 재판 절차와 증거 채택 여부 등을 정하는 날이어서 피고인이 재판에 직접 출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재판 장소는 서울중앙지법 법정 중 가장 넓은 417호 대법정이다. 법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씨 등 관련 사건은 재판 전에 미리 방청권을 배부하겠다”며 “전체 150석 중 취재진과 변호인석을 뺀 약 80여 석을 일반에 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본격적인 재판을 앞두고 11명의 피고인과 법원, 검찰도 재판 준비에 한창이다. 최씨는 앞서 선임한 변호인들이 세 차례 연달아 사임해 애를 먹었지만 최근 권영광 법무법인 이담 변호사(44·사법연수원 35기)와 판사 출신인 최광휴 법무법인 지원 변호사(52·24기)를 추가 선임했다.
다른 피고인들도 법리에 밝은 판사 출신 변호사 등을 내세워 검찰 측 논리를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씨는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출신인 홍성무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62·8기) 등을 선임했다. 안 전 수석 변호인단에도 부장판사 출신 홍용건 법무법인 평정 변호사(52·24기)가 합류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수사본부 인력을 일부 유지해 재판에 대응할 방침이다. 특히 수사 핵심 인력이었던 이원석 특수1부 부장검사(47·27기)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64·10기)팀 관계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주 안에 기록검토가 거의 끝날 것 같다”며 “준비가 다 되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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