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도시 집값에 청년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008년 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시·도간 사회적 인구변동을 분석한 결과 최근 9년 동안 서울에서 순유출된 인구는 89만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20일 조사됐다. 이 중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지난해 통계청 발표 기준 36.3%에 달한다.
특히 서울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달 29일 세계 주요 도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평균 주택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 소재 아파트값(5억5572만원)이 1인당 GDP의 17.3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조사대상국인 캐나다, 중국,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전세계 주요 6개국가와 비교해도 가장 높다. 조사에 따르면 2030대 가구주가 가처분소득액 371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2년 이상을 모아야만 서울에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도시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청년들이 결국 서울을 떠나 김포와 용인 등 수권으로 흩어지고 있다는 게 도시 계획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시의 청년 유출은 국내만의 사례가 아니다. 영국 2위의 모기지 제공 금융업체 ‘네이션와이드 빌딩 소사이어티’의 집값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집값은 지난 한 해에만 무려 12.2%가 치솟았다. 영국 최대 부동산 서비스 기업 세빌스는 이같은 조사를 바탕으로 주거비용에 대한 압박이 점차 커지면서 30대의 런던 탈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빌스에 따르면 지난해만 약 7만명이 런던을 떠났다. 탈런던행을 택한 청년들은 런던 인근 케임브리지나 64마일(약 100km) 이상 떨어진 캔터베리까지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임브리지의 집값 시세는 런던과 비교해 평균 25만 파운드(약 3억6000만원)이나 저렴한 만큼 집값 마련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숨통이 틔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세빌스 측의 설명이다. 국내 역시 지역과 도시간 집값 격차는 수억대에 달한다. 전세계 청년들이 도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도시는 예전만큼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땅일 수 없다”며 “내 집 마련의 꿈은 고사하고 도시의 취업난이 해결되거나 생활비가 떨어지지 않는 한 젊은층의 탈서울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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