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7년 연간 항공여객 1000만명을 돌파한지 29년 만에 1억명을 돌파했다. |
연간 항공기를 이용한 여객이 1억 명을 돌파하고, 만성 적자 공항으로 분류돼 눈치밥을 먹던 지방공항 2곳이 드디어 흑자전환했다.
국토교통부 공항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에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국토부와 인천공항은 지난 19일 인천공항에서 연간 항공여객 1억 명 돌파를 기념하는 축하행사를 열었다. 연간 여객 1억명 돌파는 항공역사상 최초 기록으로, 1948년 민간항공기가 최초 취항한 뒤 68년 만의 일이다.
1987년 항공여객 1000만명 시대(1056만명), 2007년 5000만명 시대(5372만명)를 연 지 불과 9년 만에 2배로 성장해 올해 1억명 시대를 연 것이다.
국토부는 “여객 증가율이 작년 대비 16.1% 증가해 연말까지 항공여객은 1억379만 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자유화,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지방공항 활성화 방안, 저비용항공사 성장 등이 수훈갑이다.
이틀 뒤인 21일, 청주국제공항에서는 청주공항과 대구공항의 흑자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 가운데 김포·김해·제주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은 단골 적자공항.
이런 가운데 청주·대구공항이 개항이후 처음으로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면서 ‘돈 먹는 하마’에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줬다.
청주·대구공항 모두 국제선 여객이 성장을 견인했다. 청주공항엔 7개 노선, 대구공항엔 4개국 10개 노선이 연결돼 있다. 국제선 운항이 늘면서 청주공항은 2012년 129만명이던 여객수가 올해 연말 278만명으로, 2012년 110만명이던 대구공항은 연말 249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노선 운수권·저비용항공사 취항 확대, 착륙료 감면 등 정부와 지자체, 항공 관련 기관이 합심한 결과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공항 업계의 잇딴 성장 소식에 국민들은 흐뭇해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명확히 해소되지 않은 한가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공항 연간 여객 4500만명 달성, 한국공항공사 6000만명 달성 소식을 전해들은 것이 2014년 인데 왜 2년 뒤인 올해를 ‘항공여객 1억 명 돌파’의 원년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이는 기관마다 달리 적용하는 여객 합산 방식 때문이다.
통상 항공 통계에서 여객수는 공항 관점에서, 항공사 관점에서 집계한다.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정한 공항관점 산정 방식은 공항별 출·도착, 유·무임여객을 합산하고, 국제항공수송협회(IATA)가 정한 항공사 관점 산정 방식은 국내선 출발 또는 도착, 국제선 출·도착, 유임여객을 합산한다. 예를 들어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을 왕복한 승객의 경우 공항관점 산정 방식은 김포공항에서 출발·도착, 제주공항에서 출발·도착이 산정돼 총 4명으로 집계된다. 항공기에 탄 무임 승무원도 여객수에 포함된다. 그러나 항공사 관점 방식에서는 편도를 1회로 보기 때문에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을 왕복해도 2명으로 밖에 산정이 안되고, 무임 여객인 승무원은 여객수에서 제외된다. 국제선 승객은 2개 방식 모두 여객수가 같기 때문에 단순히 계산하면 공항관점 산정 방식이 항공사 관점 방식보다 국내선 여객 수 측면에서 2배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공항 관점 산정 방식은 중복 집계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공항 용량, 공항별 실적을 따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런 등의 이유로 세계 항공산업 정책과 국제표준을 총괄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공항, 항공사 관점을 혼용해 통계를 잡는다. 특히 국가별 통계를 잡을 땐 국적사 위주의 항공사 관점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가운데 항공사 관점 방식을 사용해 항공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여객이란 항공기를 몇 명이 이용했는가를 보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선 출·도착을 모두 카운트할 수 없다”면서 “반면 공항들은 공항용량 설계 등의 필요에 의해 공항별 출·도착 여객을 합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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